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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선배가 많다 

민도준은 조수석에 앉아 있는 권하윤을 힐끗 바라봤다. 하윤은 마치 납치라도 당한 사람처럼 불안한 듯 자꾸만 밖을 확인했다.

그러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며 재촉했다.

“얼른 말해요.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두 사람이 들어선 길은 고속도로보다 비좁은 데다 가끔씩 화물차가 지나다녀 운전하기 불편했다. 때문에 도준은 차속을 줄였다.

“경성에 돌아갈 거라고 누가 그래?”

“네? 돌아가는 거 아니었어요? 그러면 어디 가는데요?”

자기가 위험에 빠질까 봐 도준이 자기를 데리고 경성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 하윤은 아니라는 도준의 대답에 멍해졌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자 전조등이 길을 길게 비추며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과 한데 맞물렸다.

으슥한 분위기에 덜컥 겁이 난 하윤은 얼른 입을 열었다.

“위험한 것 같은데 우리 다른 데로 새지 말고 경성으로 돌아가는 게 어때요?”

도준은 하윤의 말이 재밌다는 듯 피식 웃었다.

“내가 하윤 씨도 아니고 이깟 거 무서워할 것처럼 보여?”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도준의 눈은 마치 잠복해 있는 야수처럼 고요하고도 위험했다.

“상대가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때 숨으면 더 위험해.”

하윤도 사실 이 도리는 알고 있었다. 다만 지금 적은 어둠 속에 있고 하윤은 훤히 노출되어 있어 몸을 사리며 숨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때 도준이 손가락으로 핸들을 툭툭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하윤 씨 아버지가 좋은 제자를 뒀잖아.”

“주림 선배요?”

그제야 도준이 뭘 하려는지 눈치챈 하윤은 놀란 듯 되물었다.

“지금 주림 선배 만나러 가는 거예요?”

선배를 너무 친근하게 부르는 하윤의 말투에 도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싫은 티를 냈다.

“그냥 대충 이름으로 부르면 안 돼? 왜 하필 그렇게 친근하게 부르는 건데?”

“선배를 선배라고 하는 게 어때서요? 저보다 기수가 빠르면 선배죠.”

하윤은 불만 섞인 말투로 대꾸하다가 눈을 굴렸다.

“도준 씨 설마 질투해요?”

도준은 하윤의 말을 무시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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