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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창피 혹은 수모 

읍내에는 관광 명소로 알려진 강이 있었지만 사람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민박집에도 딱 3칸에만 불이 켜져 있었고 그 중 한 칸은 사장님의 방이었다.

도준은 돈을 보탠 덕에 두 사람은 민박집에서 저녁을 해결하였다.

이윽고 샤워를 하고 난 뒤, 하윤은 방 안에 헤어드라이기가 없는 것을 발견하였다.

“욕실에 드라이기가 없는데 저 머리 어떡해요?”

도준은 눈까풀을 들어 하윤을 힐끗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이따가 사장님한테 빌려달라고 해. 이리 와, 내가 먼저 닦아줄게. 감기 걸리면 안 되니까.”

하윤이 고분고분 의자에 앉자 도준이 하윤의 등에 바싹 붙었다.

이윽고 세다 못해 무식한 힘으로 하윤의 머리카락을 박박 문질렀다. 그렇게 큰 힘 덕에 하윤의 머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충 말랐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하윤의 머리가 부드러워 엉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잠시 뒤 빌려온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린 하윤은 배부른 고양이처럼 도준의 가슴 위에 엎드려 그의 얼굴에 쪽하고 입을 맞췄다.

“잘 자요.”

“벌써?”

도준은 긴 팔로 하윤의 가느다란 허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너무 이른 시간 아니야?”

그 말에 하윤의 얼굴은 순간 붉게 달아올랐다.

“오늘 하루 종일 운전해서 피곤하잖아요. 내일도 계속 운전해야 하니 그냥 자요.”

“왜? 지금 나 걱정하는 거야?”

머리를 쓰다듬는 도준의 손길을 느끼며 하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도준의 팔을 끌어안은 채로 낮게 속삭였다.

“도준 씨가 너무 고생해서 그러죠.”

민씨 집안에도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은 데다 사업도 돌봐야 하는 타이밍에 구세주처럼 등장한 것도 모자라 이렇게 고생하는 도준의 모습에 하윤은 마음이 아팠다. 때문에 조금이나마 더 쉬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

하지만 그녀의 의도와는 달리 도준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은혜 갚을 기회를 줄게.”

“아!”

허리를 확 끌어당기는 힘 때문에 도준의 몸 위에 앉게 된 하윤은 두 손으로 도준의 가슴을 받친 채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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