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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도준을 따라다니다 

민도준은 물을 끓이며 입을 열었다.

“그 꼬맹이도 있잖아. 아까 통역해 달라고 부탁했어.”

“동의 하던가요?”

“응.”

권하윤은 의아한 듯 되물었다.

“어떻게 설득했어요? 다솜이가 도준 씨 무서워하는 거 아니었어요?”

도준은 물 온도를 체크하며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도와주면 돈 주겠다고 했거든.”

“그렇게 간단하다고요?”

하윤은 도준의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아니면?”

도준은 하윤의 머리를 꾹 눌렀다.

“동기 부여가 되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는 게 사람 아니야?”

“…….”

‘그럼 내가 어제 인내심 있게 설득하려 한 건 헛수고였다는 거네…….’

……

아침 식사를 마친 뒤, 다솜은 하윤과 도준을 데리고 주림의 외할아버지 집으로 향했다.

이장의 말대로 어제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열렸고 등이 휜 할아버지 한 분이 마당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주림의 외할아버지 주민수였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 주림 선배 후배인데, 혹시 선배 여기 있나요?”

하윤의 인삿말에 주민수는 경계 가득한 표정을 짓더니 연신 손을 저으며 사람을 쫓아냈다.

그 모습에 다솜이 설명했다.

“할아버지는 귀가 안 들려서 그렇게 말하면 못 들어요.”

하지만 하윤이 보기에는 주민수가 단순히 안 들리는 게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자기가 낯선 사람이라 상대하기 싫어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하윤은 얼른 다솜에게 부탁했다.

“그럼 주림 선배가 이 마을에 있는지 언니 대신 물어봐 줄래?”

다솜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하윤의 물음을 곧이곧대로 전했다. 물론 사투리가 섞인 말투와 억양으로.

다행히 주민수는 다솜을 그나마 살갑게 대하며 귀담아듣는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한참 듣는가 싶더니 이내 손을 저으며 사투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다솜은 이내 하윤에게 그 말을 전했다.

“주림 오빠는 오래 전에 마을을 떠났대요.”

‘주림 선배가 떠났다면 단서가 또 끊기는데.’

하윤은 괜히 맥이 빠져 눈살을 찌푸렸다.

만약 엄석규가 그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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