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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누군가 있어 

주림의 증상은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게다가 주림이 이렇게 변한 건 고작 2달 전이라고 한다.

주민수는 마당에 앉아 주림을 힐끗 바라보더니 회억에 잠겼다.

“어느 날 내가 잠에서 깨어나 보니 얘가 글쎄 짐을 싸고 있더라니까.”

그때는 주림이 지하실에서 생활한지 한참 되는 때였다. 지금껏 한 번도 밖에 나오지 않던 손자가 밖으로 나오자 주민수는 주림이 괜찮아진 줄 알고 기뻐했다고 한다.

“그런데 당장 짐을 싸서 마을을 떠나야 한다며 재촉하지 뭔가.”

“그러면 혹시 어디로 가자고 말한 적은 있나요?”

하윤의 질문에 주민수는 고개를 저었다.

“없어. 그저 누군가 왔다고 같은 말만 반복하며 나더러 빨리 도망치라고 하더라고.”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떠나지 못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주민수의 다리가 안 좋아 고생을 견딜 수 없어서였고, 다른 한 가지는 지금껏 지내오던 곳을 떠나 다른 곳에 또 뿌리를 내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날을 회상하자 주민수는 후회막심했다.

“주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같이 떠나는 건데.”

그날 주민수를 설득하지 못한 주림은 한참 동안 마당에 앉아 있다가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주민수가 신경을 딴 곳에 팔고 있던 사이 주림은 사라져 버렸다.

항상 주림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던 주민수는 손자에게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까 봐 조바심이 났다.

이에 주위를 하루 종일 둘러본 끝에 집에 돌아오고 나서야 주림이 지하실에 쓰러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주림이 정신을 차리고 나서부터 저렇게 됐다네.”

주민수의 말을 듣던 하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주민수의 말에 따르면, 주림이 이상 증세를 보인 두 번 모두 누군가 있다는 말을 했다.

‘대체 누구지? 누구길래 주림 선배가 그렇게 무서워했던 거지?’

멍하니 앉아 있는 주림을 보던 하윤은 도준을 잡아당겼다.

이윽고 얼마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하윤이 낮게 속삭였다.

“저 주림 선배 데려가고 싶어요.”

도준은 하윤을 약 2초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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