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49화 부담을 나누다 

이런 혼란 속에서 민도준은 한가롭게 흔들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하윤의 목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려 능청스럽게 인사를 건넸다.

“아, 일어났어?”

주림과 주민수가 헬기 안으로 끌려가자 하윤은 다급하게 앞으로 달려갔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죠?”

“급할 거 없어.”

도준은 땅콩 껍질을 손으로 갈라 땅콩 하나를 입 안에 넣었다.

“하윤 씨가 힘들까 봐 부담을 나누는 거잖아.”

주민수는 나이 든 몸으로 젊은 경호원을 당해내지 못하고 끝내 헬기 안으로 끌려갔다.

“잠깐만요. 지금 할아버지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예요?”

헬기 문이 닫히려고 하자 하윤은 얼른 막아서려고 앞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팔을 세게 잡아당기는 힘 때문에 발걸음을 멈춘 하윤은 발걸음을 멈춘 채 두 사람이 헬기 안으로 끌려가는 걸 눈 뜨고 볼 수밖에 없었다.

주민수는 헬기가 떠오르기 전 버둥대면서 하윤이 있는 방향을 바라봤고 손을 어색하게 호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헬기는 윙윙 소리 내며 하늘을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마을에 있는 사람들은 문 밖에서 벌어진 상황에 놀란 눈치였지만 그 누구도 가까이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상황을 접한 이장이 뒤늦게 달려 나왔지만 눈 앞에 벌어진 상황을 보고는 놀란 듯 다리를 치며 알아들을 수 없는 사투리를 내뱉었다.

하윤은 이장이 뭐라 말하는지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의 눈빛에서 자기와 도준을 경계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장은 순간 ‘동곽선생’이라는 이야기가 떠올라 하윤과 도준을 거두어 들인 것을 못내 후회했다.

말할 수록 흥분한 이장은 하윤에게 따지려고 덤벼들었다.

하지만 그때 도준이 하윤의 팔을 잡아당겨 자기 뒤에 보호했고 잔뜩 분노한 이장과 달리 하나도 꿀릴 거 없다는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리며 도준을 바라봤다.

“쯧. 이것 봐. 어쩜 하윤 씨 닮은 사람이 이렇게 많을까?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서 따지고 들 생각부터 하다니, 이건 대체 무슨 취미야?”

얼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