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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1화 겉옷에 뭐가 들어 있어

권하윤은 말 잘 듣는 아이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민도준이 자기 다리 위에 앉은 하윤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얼른 준비해. 이제 하산해야지.”

하윤은 본능적으로 어디로 가는지 묻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저 욕실로 들어가 몸을 씻고 준비를 할 뿐.

얼마 뒤, 하윤은 가방을 멘 채 밖으로 나와 도준의 손을 잡았다.

그런 고분고분한 모습에 만족했는지 도준도 하윤의 작은 손을 잡은 채 주물럭거렸다.

“왜 어디 가는지 묻지 않아? 내가 하윤 씨 팔아버릴까 봐 무섭지 않아?”

하윤은 고개를 돌리며 싱긋 웃었다.

“그럴 건가요?”

도준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재밌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하윤의 손을 잡아 차가운 하윤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아까워서 어떻게 그래.”

뜨거운 숨결이 손등의 얇은 살갗을 데우고 뼈에까지 낙인을 새기는 듯했다.

하윤은 본능적으로 흠칫 움츠러들더니 고개를 들고 도준을 바라봤다.

“저도 도준 씨가 떠나는 게 싫어요.”

……

오붓하게 지내던 와중에 두 사람은 하산했다.

분명 주림을 만났지만 도준은 다시 오던 길을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남쪽을 향해 달렸다.

하산 후, 오랫동안 조용했던 하윤의 핸드폰에도 마침내 신호가 잡히더니 갑자기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여기는 해원 경찰서입니다. 조사기간 동안 무단으로 해원을 떠나 도주죄에 해당하므로 하루 내로…….”

약 절반쯤 들었을 때 도준이 하윤의 핸드폰을 빼앗아 가더니 그 자리에서 꺼버렸다.

하윤이 그런 도준이 이해가 되지 않아 의아한 듯 바라봤지만 핸드폰은 어느새 도준에게 내팽개쳐졌다.

“뭐 하러 그런 골치 아픈 얘기 듣고 자빠졌어? 경치나 구경해.”

창밖의 경치는 확실히 아름다웠다. 경성의 웅장하고 화려한 아름다움과 달리 안개 속에 있는 선경 같았다.

하지만 그런 풍경에도 하윤은 전혀 흥이 나지 않았다.

방금 경찰의 태도는 이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마치 하윤이 정말 죄를 짓고 도주하기라도 한 것처럼 범죄자를 대하는 태도였으니까?

그런데 의아한 것은 도준이 자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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