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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짐 같은 존재

공아름은 민도준을 보자 계획이 실패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오히려 더 당당하게 권하윤이 있는 쪽을 응시하며 이를 악물었다.

“잘도 도망쳤네.”

자기를 말하자 하윤은 더 이상 차 안에서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도준의 아내로 인정받았는데 꿀릴 게 없었기 때문이다.

하윤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더니 공아름을 빤히 바라보며 도준의 팔짱을 꼈다.

“도준 씨가 있는데 도망 칠 필요가 있나?”

공기 속에서 흩어지는 교태스러운 목소리만 들어도 하윤이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모습에 도준을 눈썹을 치켜 올리며 하윤에게 눈빛을 보냈다.

‘아까는 내가 잔인하다고 피했으면서?’

‘저 여자가 도준 씨 와이프를 죽이려 했는데 좀 열 받게 하는 게 뭐 어때서요?’

하윤이 입을 삐죽거리며 눈빛을 보냈다.

두 사람의 눈빛 교류는 공아름에게 거슬리기만 했다.

하윤은 만족스러운 답을 듣지 못하자 팔짱을 끼고 있던 손으로 도준을 꼬집어 댔다.

고작 그 정도 힘은 아프기는커녕 간지럽기만 했다. 도준은 그런 하윤을 흘끔거리더니 마침내 콧소리고 낮게 대답했다.

“응.”

‘응? 고작 응? 이게 끝이라고?’

하윤은 도준의 보여주기식 대답에 극도로 불만이었지만, 도준의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도, 도준에게 막 대하는 모습도 모두 공아름의 질투심을 자극했다. 그도 그럴 게, 공아름은 도준의 응답조차 받아 본 적 없었으니까.

‘나는 분명 도준 씨를 이렇게 사랑하고 있는데, 도준 씨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데. 내가 저 여자보다 못한 게 뭔데?’

한 겹 한 겹 쌓였던 분노가 끝내 폭발했다.

“권하윤! 도준 씨한테 그만 빌붙어! 너 때문에 도준 씨도 도주범이 됐다는 거 알면서도 이래?”

공아름의 분노 섞인 질문에 하윤은 순간 얼어붙었다.

“도주범? 그게 무슨 말이죠?”

“모른 척 그만해! 너 지금 살인범이야. 그런데도 도준 씨한테 붙어 함께 도망다녀? 도준 씨가 조 국장과 협력한 뒤로 얼마나 많은 정적들이 조 국장 목숨을 노리는지 알아? 또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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