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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현모양처

결국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갔다. 하윤은 차에 오를 때부터 내릴 때까지 내일 아침 도준을 위해 직접 만두를 빚겠다며 호언장담했다.

그렇게 슈퍼에서 이것저것 잔뜩 사왔지만 반죽을 만드는 과정부터 하윤은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이에 하윤은 문에 기대 구경하는 도준을 돌아보며 슬쩍 말을 건넸다.

“혹시 만두 만드는 방법 좀 검색해 줄 수 있어요?”

“핸드폰 보고 싶어?”

어깨를 누르며 묻는 도준의 말에 하윤은 순간 멍해졌다. 솔직히 그 문제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반죽 만드는 방법을 알고 싶었을 뿐.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하윤의 모습에 도준은 이내 표정을 풀며 하윤의 핸드폰을 건넸다.

하지만 하윤이 손을 뻗으려 할 때 도준이 손을 다시 뒤로 뺐다.

“참, 잊을 뻔했네.”

이윽고 도준은 하윤이 보는 앞에서 전화 카드를 빼 버리더니 하윤의 의아한 눈빛에 입꼬리를 올렸다.

“지금 도주범이라는 거 잊었어? 그런데도 핸드폰 켜려고?”

하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주민수가 준 전화 번호를 걸렸다고 생각했으니까.

그제야 안심한 듯 핸드폰으로 방법을 검색한 하윤은 자신만만하게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하기 전 앞치마를 꺼내 도준에게 묶어 달라고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도준이 뒤에서 앞치마를 묶어주자 하윤은 순간 영화에서 본 장면이 떠올랐다.

허리를 끌어안고 긴 머리카락을 묶어주는 장면은 상상만해도 로맨틱했다.

하지만 하윤의 상상이 끝나기도 전에 도준은 앞치마를 묶고는 하윤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됐어.”

‘이게 끝이라고?’

‘뭐야? 드라마랑 완전 다르잖아.’

하지만 그 시각, 등 뒤에서는 도준이 하윤의 가는 허리를 느긋하게 훑어보고 있었다.

흰색 원피스에 파란색 앞치마를 하고 있는 데다 긴 머리가 축 늘어져 있으니 언뜻 보기에 현모양처 같아 보였다.

도준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툭툭 두드렸다.

“혼자 할 수 있겠어?”

한창 핸드폰을 보며 고심에 빠져 있던 그때 갑자기 들려온 도준의 말에 하윤은 고개를 홱 돌려 반박했다.

“안 될 게 뭐가 있어요? 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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