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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음모가 드러나다

민시영은 권하윤의 말을 듣자마자 사건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알았어요. 제가 바로 칩 응용 실험에 참여했던 팀원들을 위주로 최근 움직임을 알아볼게요.”

두 사람은 상세한 계획에 관해 한참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얼마간 이어진 통화가 끝났을 때, 하윤은 온 몸의 힘을 순간적으로 잃은 채 그대로 바닥에 주저 앉았다.

하윤은 등을 침대 기둥에 기댄 채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만 아쉽게도 갑자기 덮치는 질식감이 하윤을 가만두지 않았다.

하필이면 하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금.

기다림은 구조 작업에 직접 뛰어 들기보다 더 사람 피를 말렸다.

하윤은 차라리 해원으로 가서 직접 구조 작업을 돕고 싶었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충동적인 행동을 막기 위해 하윤은 자기 팔을 꼬집으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안돼.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어. 도준 씨 말 들어야 돼. 내가 말을 잘 들어야 도준 씨가 돌아올 거야.”

……

흐리멍덩한 상태로 하윤은 밤을 새웠다.

심지어 그 사이 기억도 드문드문 나지 않았다. 그렇게 누군가 자기를 부를 때에 하윤은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식탁 앞에 앉았다.

“윤이 씨?”

장욱은 또 전매특허인 윙크를 시전해 보이며 하윤을 설득하고 있었다.

“미녀가 밥을 거르면 안 되죠. 얼른 한 술이라도 떠요.”

하윤은 거절하지 않았다. 장욱이 건네는 젓가락을 받은 하윤은 꾸역꾸역 밥을 삼켰다.

이대로 쓰러질 수 없었으니까. 걱정 끼치지 말라던 도준의 약속도 지켜야 했다.’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 음식이었지만 하윤은 살기 위해 기계적으로 입 안에 넣기를 반복했다.

“띠리링.”

그때 위층에서 전화벨이 울리자 하윤은 젓가락을 내팽개 치고 미친 듯이 위층으로 달려갔다.

슬리퍼가 어느새 떨어졌는지도 상관할 겨를이 없이 하윤은 송수화기를 귓가에 갖다 댔다.

“여보세요. 혹시…….”

“윤이 씨, 왜 그래요?”

시영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하윤의 기분은 낭떠러지로 추락했고 살갗을 뚫고 나올 것처럼 뛰던 심장에도 고통이 전해졌다.

그 때문인지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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