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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감금과 보호 사이

권하윤이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몸이 묶인 채 차에 타 있었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케빈을 본 순간 하윤은 화가 거꾸로 치밀었다.

“이! 원우 씨와 장욱 씨는 어떻게 했어요?”

“아무 짓도 안 했습니다.”

“아무 짓도 안 했다고? 그럼 저는 어떻게 데려온 거죠?”

케빈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돌려 뒷좌석을 확인하더니 표정을 굳힌 채 가속 페달을 밟았다.

관성에 의해 의자 등받이에 내동댕이 쳐진 하윤은 손발도 묶인 탓에 백미러로 뒤쪽 상황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

뒤에는 차 두대가 따라붙었는데, 딱 봐도 케빈의 차를 쫓아오고 있었다.

그 차를 확인하는 순간 케빈의 표정은 싸늘해졌다.

“추형탁 쪽 사람입니다.”

고속도로 위를 질주하는 세 대의 차량.

이런 곳에서 손을 쓰기 쉽지 않기에 케빈은 사람이 한적한 골목을 보자 얼른 핸들을 꺾어 오솔길로 들어섰다.

그러자 뒤쫓아오던 두 대의 차도 바싹 따라붙었다.

그렇게 그 두대의 차는 모두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다가 사냥감으로 전락되었다.

……

바람에 나뭇잎이 떨어졌다.

약 15분 뒤, 하윤과 케빈은 다시 큰길로 빠졌다.

뒤쪽을 확인한 하윤의 안색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아직도 아까 봤던 잔인한 장면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덕에 케빈의 말에 대한 믿음이 조금 늘어나기는 했다.

추형탁이 따라와서 피해야 한다는 건 케빈의 말이 맞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얼마 뒤 공항에 도착했다.

하윤은 꽁꽁 묶인 자신의 손목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 상태로 저 비행기 태울 생각이에요?”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공항에서 하윤을 강제로 비행기에 태우는 건 아무리 케빈이어도 불가능했다.

하윤도 자기 손에 묶인 끈을 풀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허리를 곧게 세웠다.

“갈 생각이면 저 풀어줘요.”

케빈은 시동을 끈 차를 공항 입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세웠다.

“우원준 씨가 사모님을 놓아준 것도 강원에 있으면 죽는 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윤에게 그 말은 우습게 들렸다.

“다른 곳에서도 도망치지 못하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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