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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약점

여자가 말한 목숨줄은 고치소에서 나눠주는 음식이었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감자와 배추를 한데 섞어 만든 음식과 찐빵 하나.

권하윤은 음식조차 넘길 수 없어 찐빵을 손에 쥔 채 작게 한 입 씩 베어 물었다.

여자는 하윤이 음식을 제대로 넘기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고 싱긋 웃었다.

“여기 금방 들어온 사람들은 다 자기처럼 그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아져. 우리 사건은 커서 아마 곧바로 형이 내려질 거야. 그러면 감옥으로 갈 건데, 그곳은 여기처럼 사람이 많지 않아.”

여자의 낙관적인 말에 하윤은 끝내 정신이 조금 들었다.

“걱정되지 않나요?”

여자는 그 말에 피식 웃었다.

“걱정될 게 뭐가 있어? 여기서는 자고 싶을 때까지 자고 맞지 않아도 되는데 얼마나 좋아.”

히죽거리는 여자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눈가에 난 상처와 팅팅 부은 오른쪽 뺨은 여자의 지난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 지 그대로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런 여자의 낙천적인 모습을 보자 하윤도 더 이상 죽상을 하고 있을 수 없어 억지 웃음을 지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

그 후 며칠 동안, 하윤은 여자의 이름이 장옥분이고 해원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장옥분이 그 마을에 관해 말할 때 하윤은 왠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을 받았지만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았다.

며칠 동안 구치소에 있던 일부 사람들은 감방으로 옮겨졌고 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도 했다.

매일 거의 잠도 자지 못하는 하윤은 가끔 잠이 들 때면 꿈에서 도준을 만나곤 했다.

때로는 구조되어 자기를 데리러 온 도준을 만나기도 했고.

때로는 도준을 끝내 찾지 못해 망망대해를 보며 엉엉 울고 있는 자신을 보기도 했다.

그렇게 폐인처럼 연속 며칠을 지내던 어느 날 아침, 웬 젊은 여자가 구치소에 새로 수감되었다.

상황을 들어보니 여자애는 형에 불만을 품고 집행관들과 충돌이 있고 그 결과 또 재 심판 받게 되었다고 한다.

장옥분은 사연 있는 듯한 눈빛으로 그 여자애를 바라보며 같은 말을 중복했다.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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