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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함께 있는 거나 다름없다

선실 문이 열리는 순간, 신선한 공기가 권하윤의 폐부로 흘러 들었고 등 뒤에서 승무원 두 명이 하윤을 슬쩍 막아서면서 뒷줄에 있는 승객과 하윤을 갈라 놓았다.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하윤은 안내 방송을 듣자마자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

비행기가 착륙한 위치는 공항과 거리가 꽤 멀었기에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하윤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경찰차가 와서 연행할 테니까.

전에는 그저 혐의만 있었지만 해원에서 도망치는 순간 도주 죄가 추가되어 하윤은 곧바로 경찰서로 연행되었다.

……

심문실의 불이 켜지자 하윤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

이윽고 하윤의 맞은편에 앉은 경찰의 심문이 시작되었다.

“수사 기간 왜 마음대로 해원을 떠났습니까?”

“…….”

“해원을 떠나 있는 동안 사건 수사에 방해되는 행동을 했나요?”

“…….”

“용의자 신분으로 수사 기간 마음대로 통제 구역을 벗어날 수 없으며 경고 전화를 받으면 곧바로 돌아와야 합니다. 지금 그쪽이 한 행동은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는 거 알고는 있습니까? 계속 묵비권 행사하면 구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의 강력한 태도에도 하윤은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하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또 설명해도 될지 알 수 없었다.

아직 하윤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만한 증거도 없는 마당에 많이 말할수록 실수를 범하기 쉬우니 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게다가 하윤이 혐의를 벗는다 해도 어떤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 지 알 수 없었다.

차라리 이대로 구속되는 게 낫지.

……

“찰칵.”

하윤은 역시나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구치소 안에는 하윤뿐만 아니라 약 열 댓 명 정도 더 있었다.

심지어 아직 재판이 진행되지 않은 피고인이 있는가 하면 재판이 끝난 뒤 감옥으로 이송될 범인도 있었다.

게다가 고작 사회 규범을 어긴 경범죄자도 있었다.

하윤은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지라 수갑을 채워야 했다. 그 때문인지 구치소에 있는 사람들 모두 하윤을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수군대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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