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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목숨을 부지할 부적

민재혁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훑어보더니 시선을 권하윤에게 멈췄다.

“도피처로는 꽤 지낼만 하겠네. 그런데 그건 알아야지, 언젠가 햇빛을 볼 날이 올 거라는 거.”

맞는 말이다.

현재 조관성이 아직 완전히 직위를 박탈당한 게 아닌 데다, 해원에서 손을 썼다가 꼬투리라도 잡힐까 봐 아직은 몸을 사리고 있는 추형탁 때문에 지금은 그나마 상황을 늦출 수 있지만 조솬성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다면 이 곳도 더 이상 하윤을 보호하지는 못할 거다.

하지만 하윤은 민재혁을 보며 비아냥거렸다.

“추형탁은 아는지 모르겠네요. 아주버님이 겉으로는 자기와 손을 잡고 뒤에서는 이런 짓이나 꾸미고 있는 거.”

하윤의 말에 민재혁은 여전히 얄미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제수씨인데 내가 설마 무슨 짓이라도 할까? 칩을 다른 사람 손에 넘기는 것보다야 나한테 넘기면 내가 제수씨 남은 평생 잘 살게 도울 수도 있는데.”

민재혁의 같잖은 말에 하윤은 웃음만 나왔다.

“내가 그 말을 믿을 거라고 생각해요?”

“도준이 이미 목숨 부지할 수 있는 부적 적도는 준 거로 아는데. 이대로 죽으면 그 재산도 물거품이 된다는 거 잊지 말아야지.”

‘재산…….’

‘동림 부지를 말하는 건가?’

그제야 하윤은 도준이 기어코 그 땅을 하윤의 명의로 바꿔 놓은 이유를 알았다.

그것은 단지 재산일 뿐만 아니라 하윤을 지켜줄 부적이기도 하다.

만약 도준이 언젠가 하윤을 보호해줄 수 없게 되면 그 땅을 이용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테니까.

도준은 언제나 제멋대로이며 남의 목숨, 심지어는 자기 목숨마저 벌레 보듯 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 같으면 한번 길을 떠날 때마다 경호원을 줄줄이 데리고 다니겠는데 도준은 늘 로건만 데리고 심지어 가끔은 로건조차 데리고 다니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그가 하윤을 위해 보호막을 겹겹이 쳐준 거다.

순간 눈시울이 시큰거려 눈물이 흘러내리려 했지만 하윤은 애써 참았다.

“칩을 갖고 싶다고요?”

민재혁은 하윤이 이제야 생각을 고쳤다고 생각했는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좋아요. 칩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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