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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그런 거였어

권하윤이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케빈이 두 사람 쪽으로 걸어왔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얼른 출발해야 합니다.”

하윤은 케빈의 말에 바로 움직이지 않고 되물었다.

“어떻게 가는데요?”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갈 겁니다.”

“네?”

하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럴 때일수록 종적을 감추는 게 좋지 않나?’

장욱도 케빈의 말이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연신 그를 훑어봤지만 케빈의 손에 든 총을 보자 얼른 태도를 바꿔 어깨동무를 했다.

“공항까지 가는 거 너무 번거롭지 않나? 우리 보스한테 전용기가 있으니 그거 타고 가요. 내가 전화 넣을게.”

장욱이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찰나, 케빈이 그의 손을 붙잡았다.

“아!”

케빈에게 손목이 붙잡힌 채 끌려 가게 된 장욱은 하마터면 허리마저 삐끗할 뻔했다.

“우리 남자 답게 말로 해결합시다!”

케빈은 장욱과 시간 낭비를 하기 싫었는지 장욱을 끈으로 묶은 채 내동댕이쳤다.

“사모님, 갑시다.”

“그래요.”

하윤은 케빈의 차가운 모습에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면서 위층을 바라봤다.

“저 핸드폰 가져와도 되죠?”

“네.”

하윤은 얼른 위층으로 달려가 문을 잠그고 유선 전화로 한민혁에게 전화했다.

아무래도 케빈 보다는 민혁이 더 믿음직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삐 소리 이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왜 꺼져 있지?’

너무 급한 상황인지라 하윤은 얼른 민시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이 씨?”

“시영 언니, 저 물어볼 게 있는데…… 혹시 케빈 씨가 믿을 만한 사람이에요?”

“네?”

뜬금없는 물음에 시영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혹시 무슨 일 있어요?”

“설명하지만 긴데, 케빈 씨가 도준 씨를 배신할 가능성이 있나요?”

하윤의 말에 전화 건너편에서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한참 뒤, 지금껏 봐왔던 온화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분노만 남은 한 여인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케빈은 사실 처음에 민용재 쪽 사람이었어요. 제가 그런 일을 당할 때 문 밖에 있었고요.”

“…….”

그리 길지 않은 말에 하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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