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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대신 버티다

우원준은 며칠 동안 민도준을 구조하는 작업에 몰두하느라 그 일을 조사할 여유가 없었다.

그 때문인지 권하윤의 말을 들은 순간 개의치 않은 듯한 태도를 취했다. 사람도 없어진 마당에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도준이 그 자식 찾은 다음에 얘기하죠.”

하지만 하윤의 태도는 완강했다.

“도준 씨 계좌에 뜬금없이 돈이 들어왔다면 분명 스파이가 있을 거예요. 그 사람을 잡아내지 못한다면 도준 씨를 찾는다 해도 억울한 죄를 뒤집어쓸 수 있어요. 게다가 만약 그 사람을 그대로 두면 수색을 방해할지도 몰라요.”

원준이 고민에 빠진 태도를 보이자 하윤은 얼른 말을 보탰다.

“만약 단순히 기술적인 실패라면 조 국장도 기껏해야 징계를 받는 것으로 끝났을 텐데 정직 처분까지 받았다는 건 이 돈과 관련이 있을 거예요. 그 출처를 밝혀내면 조 국장도 하루 빨리 풀려날 수 있을 겁니다.”

이 일이 이상하다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조관성이 정말 모함에 빠진 거라면 그 뒤에 무조건 배후가 있을 거고 이번 싸움이 가져올 영향은 헤아릴 수 없다.

지금은 사느냐 죽느냐가 걸린 싸움일 뿐만 아니라 두 세력 간의 대결이기도 하다.

도준은 죽어서도 져서도 안 된다.

원준은 일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겪을만큼 겪은 사람인지라 대충 생각해도 답을 보아낼 수 있었다.

“알겠어요. 제가 사람을 풀어 해원에 가 조사해 볼게요.”

해원이라는 단어를 내뱉는 순간 원준은 순간 멈칫했다. 그도 그럴 게, 하윤이 또 따라 가겠다고 소란일 피울까 봐 두려워서였다.

하지만 하윤은 마치 듣지 못한 것처럼 예의 있게 인사를 할 뿐이었다.

“고마워요.”

그런 하윤의 태도에 원준은 어안이 벙벙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심지어 밖으로 나갈 때까지 하윤이 기회를 엿봐 도망칠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하윤은 그러지 않았다. 그저 핸드폰을 꺼내 들고 또 어디론가 전화를 할 뿐.

“…….”

원준은 곧바로 장욱에게 나가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렇게 문 앞에서 마주한 두 사람은 또 귓속말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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