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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도망

정리를 마친 뒤 권하윤은 곧바로 문을 열어주려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문고리에 손이 닿으려던 찰나 문득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준 씨는 이렇게 인내심 좋은 사람 아닌데?’

예전에 하윤이 샤워하느라 문을 조금 늦게 열었다고 도준은 하윤을 달달 볶았던 적이 있다. 하지만 오늘은 재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밖에 나간 지 2분 만에 돌아온다는 게 말이 되나? 아무리 이미 완성된 음식을 사온다 해도 이렇게 빠를 수는 없다.

“쾅쾅.”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 소리와 함께 진동하는 문이 공포감을 자아냈다. 문틈 사이로 보이는 실루엣을 보면 한 사람만은 아닌 듯했다.

하윤은 점점 뒷걸음 쳐 창가로 물러나면서 몸을 지킬만한 도구가 있는지 사방을 둘러봤다.

오랫동안 문을 열지 않은 탓인지 상대방도 자기 신분이 탄로났다는 것을 눈치채고 문을 더 쾅쾅 두드리기 시작했다.

“문 여세요. 경찰입니다. 수사에 협조 바랍니다.”

‘경찰?’

하윤은 상대방이 말한 게 진실인지 아닌지 알 길 없어 창밖을 초조하게 바라보며 도준이 빨리 돌아오기를 바랐다.

하지만 하윤이 소리를 내지 않으니 상대방도 인내심을 잃었는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점차 거칠어졌다.

낡은 벽과 문 사이의 흙먼지가 부슬부슬 떨어지기까지 했다. 이대로 가면 얼마 되지 않아 문은 아마 박살 날 거다.

‘저 사람들 경찰 아니야.’

경찰이라면 영장을 제출하고 사장한테 문 열어달라고 하면 그만이지, 이렇게 폭력적으로 문을 부술 필요는 없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몰려와 문을 부수는 위험한 상황이지만 하윤은 진정해야 했다.

‘이 문은 도준 씨가 올 때까지 버티지 못할 거야. 방법을 생각해야 해.’

……

쾅!

쾅!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삐걱거리던 문이 끝내 버티지 못하고 튕겨져 나갔다.

곧바로 세 사람이 안으로 뛰어 들어왔고, 맨 앞에 있던 남자가 텅 빈 방 안을 둘러보면서 소리쳤다.

“어디 갔어?”

그때 맨 마지막에 안으로 들어온 남자가 활짝 열린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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