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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1화 찾아내다 

권하윤은 손전등으로 안을 비치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도준 씨, 조심해요!”

하지만 쥐구멍처럼 작은 곳을 빙 둘러본 민도준은 하윤의 걱정이 쓸데없다고 느껴졌다.

물론 그런 걱정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 구멍은 다름 아닌 김치나 채소를 보관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안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과 한 사람이 잘 수 있는 침대가 놓여 있었다.

하지만 공간이 많이 협소했다.

그 시각, 침대에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새하얗게 질린 얼굴에는 핏기 하나 없었고, 두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

“주림 선배?”

“선배?”

주림은 위층으로 올라온 뒤에도 여전히 바깥세상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모습이었다.

고작 2년이 지난 사이 주림은 너무 많이 변해 있었다. 이목구비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예전의 생기발랄하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마치 좀비나 다름없었다.

사실 예전에 주림은 이성호를 가장 속 썩이는 학생이었다. 그건 주림의 욱하는 성격도 한 몫 했지만 실패를 맛보기 전에는 절대 뜻을 굽히지 않는 고집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성호를 가장 닮은 학생이기도 했다.

주림은 전문적인 분야에서만큼은 교수인 이성호와 얼굴을 붉히며 따싸울 정도로 뜻을 굽히지 않았고, 공연하기 전 이성호의 피아노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나서서 다른 사람에게 피아노를 빌리려고 뛰어다니는 제자였다.

게다가 공연이 끝나면 일꾼을 불러 그 무거운 피아노를 직접 운반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 보다…….

이성호의 딸인 하윤조차 이성호를 의심할 때, 유일하게 자기의 스승을 믿고 심지어 본인의 미래까지 걸고 이성호의 억울함을 대신 호소했다.

하지만 이 시각 지하실에서 영혼 없는 사람처럼 세월을 보낸 주림을 보자 하윤의 눈시울은 이내 촉촉해졌다.

“주림 선배, 저 이성호의 딸, 이시윤이에요. 설마 잊은 거예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 지경이 됐어요?”

하윤이 아무리 불러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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