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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도둑이 되다 

신장의 우세로 민도준은 손 쉽게 담을 넘었지만 권하윤을 잡아당기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때문에 하윤의 옷이 찢어지기까지 했다.

그 시각, 마당은 텅 비어 있었고 방문도 굳게 잠겨 있었다.

게다가 가장 특별한 것은 집 인테리어를 바꿨는지 문은 도난 방지를 하는 철문으로 되어 있었다.

햇빛을 오래 받은 탓에 하윤은 뒤통수가 찌근거지만 창문에 찰싹 붙어 두 손으로 햇빛을 가리고 안쪽을 들여다봤다.

“우리 어떻게 들어가요?”

도준은 바닥에 있는 삽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비켜, 얼굴에 스크래치라도 생기면 안 되니까.”

하윤이 얼른 옆으로 몸을 피하자 도준은 삽을 나무로 된 창문틀에 끼워 넣더니 두 번 만에 창문을 떼어내 버렸다.

하지만 창문이 너무 작은 탓에 도준의 덩치로 들어가는 것은 무리였다.

그때 하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제가 들어가서 문 열어줄게요.”

날씬한 하윤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그나마 쉬워 보였다.

하윤이 날렵하게 안으로 상체를 밀어 넣자 도준은 ‘친절하게’ 하윤의 엉덩이를 받쳐 주었다.

“조심해, 넘어지지 말고.”

이미 몸을 반쯤 안으로 넣은 데다 소리를 지를 수 없는 상황이라 하윤은 발을 구르며 도준을 차버렸다.

다행히 그저 잠깐 장난 치는 것으로 끝낸 도준은 하윤을 도와주고 나서 바로 손을 뗐다.

이윽고 안으로 들어 간 하윤이 얼른 방 문을 열었다.

“얼른 들어와요.”

문 틈 사이로 고개를 삐죽 내민 채 도준을 향해 손을 흔드는 히윤의 모습은 영락없는 도둑이었다.

하윤은 안으로 들어가면 주림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안에는 주림은커녕 주민수조차 보이지 않았다.

방을 통해 뒤뜰을 찾아 낸 하윤은 주위를 둘러보면서 낮게 속삭였다.

“왜 사람이 없지? 설마 그 할아버지가 주림 선배를 데리고 도망간 건 아니겠죠?”

그때, 뒤뜰을 빙 둘러보던 도준의 발이 바닥에 삐죽 나온 무언가에 걸렸다.

“지하실이 있어.”

하윤이 말하려는 찰나, 도준은 하윤을 끌어당겨 문 뒤에 숨었고 다음 순간 나무로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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