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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호랑이의 머리는 만지면 안 돼 

좁은 공간에서 권하윤은 깊은 고민에 잠겨 있었다.

‘주림 선배가 아버지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선배가 내가 원하는 단서를 갖고 있든 아니든 안전을 보장해 줘야 해.’

사실 하윤은 주림과 주민수를 데리고 함께 떠날 생각이었다. 민도준이 있으면 두 사람의 안전은 무조건 보장된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놓고 볼 때, 주림은 도준을 믿지 않을뿐만 아니라 경계하고 있다.

‘선배와 할아버지를 어떻게 해야 하지?’

그 순간 하윤은 갑자기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던을 떠올렸다.

주림을 던에게 맡기는 것은 그나마 괜찮은 선택이다. 던에게 부탁해 주림이 아버지의 죽음에 관해 알고 있는지 조사할 수 있는 동시에 던의 신분을 이용해 두 사람을 해외로 이송할 수 있으니까.

‘그래, 이렇게 해야겠어!’

하윤은 몰래 들고 온 핸드폰을 꺼내들었지만 다음 계획은 그대로 무산이 되고 말았다.

[신호 없음]이라는 네 글자가 하윤의 아름다운 환상을 산산히 부셔버렸다.

하윤이 핸드폰을 들고 신호를 찾고 있을 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안에서 뭘 하고 있길래 아직도 안 나와? 다 씻었으면 그만 나오지.”

하윤은 깜짝 놀라 하마터면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트릴 뻔했다. 다행히 빠른 반응 덕에 핸드폰을 사수한 하윤은 갈아 입은 옷을 챙겨 문을 열었다.

뜨거운 수증기와 향긋한 비누향이 순간 밖으로 파졌다.

그 순간, 하윤은 의심을 받지 않으려고 먼저 입을 열었다.

“여자들은 원래 샤워 오래 하거든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재촛하기는.”

하윤의 작은 볼은 열기로 붉게 물들어 있었고, 물기가 남아 있는 긴 머리카락이 어깨 위에 드리워 옷감을 점점 적시고 있었다.

도준은 하윤을 위아래로 훑더니 재밌는 듯 입을 열었다.

“좋아, 재촉하지 않을게. 내가 비누칠이라도 더 해줄까?”

“싫어요.”

하윤은 도준이 뻗은 손을 피하며 거절다.

……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리자 하윤은 곧장 창가로 달려가 신호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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