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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배불리 먹이다 

“참, 그리고 엄석규를 매수한 공씨 집안 사람을 좀 찾아줘요.”

말투는 분명 상의하는 말투였지만 내용은 마치 명령이라도 내리는 듯했다. 겁도 없이 말이다.

이에 민도준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

“그게 끝이야?”

“아니요…….”

권하윤은 어색한 듯 배를 끌어안았다.

“저 배고파요.”

아침에 아무것도 먹지 않은 데다 반나절이나 조사받은 탓에 하윤의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바쁠 때에는 배고픈 줄 몰랐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그제야 뱃가죽이 등에 붙은 것처럼 견딜 수 없었다.

“걸신이 들렸네.”

비웃는 듯한 도준의 말에 하윤은 짜증이 치솟았다.

“저 오전 내내 밥도 못 먹었거든요? 그게 어떻게 걸신 들린 거예요?”

말하다 보니 하윤은 원망스럽고 서러웠다.

“어디 가는지 말도 안 하고 저 납치하듯 끌고 왔으면서. 밥도 안 주고 물도 안 주고, 사람이 어떻게 그래요?”

하윤의 불만은 이것뿐이 아니었지만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건 바로 도준이 자기를 경찰서 앞까지만 데려다 주고 함께 들어가주지 않았다는 거다.

물론 취조실까지 따라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안까지는 함께 가줄 수 있는 거니까.

게다가 천하의 민도준이 그런 특권도 없다는 게 말이 되나?

물론 도준이 이렇게 한 게 따지고 보면 아무 문제없는 거라는 걸 알았지만 하윤은 그래도 서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기회를 잡자 바로 투덜거렸다.

도준은 뾰로통한 하윤의 모습이 귀여워 피식 웃었다.

“배고프다고 성질 부리고, 애가 따로 없네.”

하지만 하윤은 도준의 그 말조차 들으려 하지 않았다.

“됐어. 그만하고 뒤 돌아봐.”

그 말을 듣는 순간 하윤의 눈은 반짝 빛났다. 하지만 표정은 여전히 뾰로통해서 고개를 빳빳이 쳐든 채로 뒤돌아봤다.

물론 다음 순간 그 표정은 바로 무너져 버렸지만.

“이거 언제 산 거예요?”

뒷좌석을 거의 꽉 채운 음식에 하윤은 손을 뒤로 뻗으며 물었다.

한참 동안 고른 하윤은 끝내 과자 한 봉지를 선택해 입에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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