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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7화 아무것도 하지 않다 

권하윤은 민도준의 말에 흠칫 놀라며 몇 번이나 반박하려 했지만 황당하고 터무니없던 말이 마치 진짜 일어날 것처럼 느껴졌다.

공태준이 만약 하윤이 쫓던 원흉이 아니면 그를 전처럼 증오하지도 않을 거고, 지금껏 본인을 구해준 정을 생각해서 친구로 지내는 것도 문제될 것 없다.

도준의 말대로 태준이 점점 하윤의 마음의 벽을 허물고 파고든다면 하윤이 그를 막을 수 있을 가능성이 있을까?

태준을 경계하던 때도, 태준이 원하면 하윤에게 접근할 수 있었는데, 친구라는 이유로 가까이 지내다가 천천히 접근한다면…….

이러한 가능성은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던 하윤은 그제야 덜컥 겁이 나 도준의 손을 꽉 잡았다.

“미안해요.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도준은 코웃음을 쳤다.

“이제 알았으니 어떻게 할래?”

그 물음에 하윤은 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도준이 말한 이 모든 게 아직은 그저 가설에 불과하지만 태준이 하윤을 도와 가문과 척진 것은 명백한 사실이니까.

이런 상황에 공태준을 무시한다면 너무 양심이 없는 처사지만 그렇다고 매번 대꾸하자니 잘못하다가 태준한테 넘어갈 지도 모른다…….

한참을 생각하던 하윤은 갑자기 도준을 보며 눈동자를 반짝였다.

그 모습이 재미 있어 웃음이 나려 하자 도준은 일부러 하윤을 밀어버렸다.

“무슨 꿍꿍이를 꾸미기에 눈에서 빛이 나?”

하윤은 슬금슬금 도준에게 다가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도준 씨. 세상에서 제일 좋은 도준 씨.”

“뭘 마구 불러대? 소름 돋게.”

싫은 듯 자기를 밀어내는 도준의 태도에 하윤은 입을 삐죽거렸다.

“이게 뭐가 소름 돋는다고 그래요?”

하윤은 작은 손으로 도준의 가슴을 쿡쿡 찔렀다.

“공태준의 빚을 제가 갚을 수는 없으니 도준 씨한테 부탁할게요.”

도주은 약 2초간 멈칫하다가 하윤의 허리를 꽉 움켜쥐었다.

“한참 동안 생각한 방법이 나한테 모두 떠넘기는 거였어?”

도준의 손길에 간지러워진 하윤은 옆으로 몸을 피하면서 입은 멈추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떠넘기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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