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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공적인 이름을 빌어 사욕을 채우다

민도준은 짐작하고 있었다는 듯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옆에 앉은 권하윤이 목을 빼들다 못해 핸드폰 안으로 들어갈 기세를 보이자 도준은 아예 스피커 모드로 전환했다.

조관성은 겉치레 적인 말도 없이 바로 볼론부터 얘기했다.

“오늘 정말 실험한 거 맞아요?”

마침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자 도준은 핸들을 돌리며 대답했다.

“당연하죠.”

“흥.”

조관성은 콧방귀를 뀌더니 도준을 차갑게 꾸짖었다.

“공적인 이름을 빌어 사욕을 채우는 걸 제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조수석에 앉은 하윤은 조관성이 책임을 물을까 봐 불안한 듯 도준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도준이 잘 설명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도준은 하윤의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재밌다는 듯한 목소리와 말투로 장난기 있게 말했다.

“역시 조 국장님의 눈은 못 속인다니까요.”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

조관성은 잠시 침묵하더니 경고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겠지만 다음 번은 없다는 거 알아두세요.”

전화가 끊기자 하윤은 긴장한 듯 도준을 바라봤다.

“도준 씨가 실험 때문에 그 일을 벌인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데 괜찮아요?”

“실험 때문이 아니라니? 실험 때문 맞아. 상황을 설정해서 시뮬레이션 진행한 거고, 공씨 집안에서 동의했는데 무슨 일이 있겠어?”

하윤은 입을 뻐끔거리며 맞받아 치려고 했지만 좀처럼 뭐라 말해야 할 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보기엔 황당한 일이지만 도준은 확실히 오래 전부터 이 일에 대한 계획을 세워왔다.

그걸 인지한 하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기대더니 입을 삐죽거렸다.

“그러니까 도준 씨가 꾸민 일인데 저만 도준 씨가 무슨 일일이라도 날까 봐 가슴 졸였던 거네요?”

차가 마침 호텔에 도착하자 도준은 하윤을 차에서 끌어내리며 심장을 토닥여줬다.

“마음을 제대로 내비치지 않았다간 안에서 곰팡이 끼겠어. 이건 나를 탓하면 안 되지.”

하윤은 콧방귀를 뀌었지만 그래도 속으로는 기뻤다.

도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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