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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다른 남자를 달래주다 

몇 글자도 안 되는 문자를 본 순간 권하윤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전에는 그나마 공태준이 자기를 도와줬지만 속이기도 했으니 비긴 셈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지만, 지금 태준은 하윤을 위해 공씨 가문과 척진 상태다.

하윤은 태준이 앞으로 어떤 일을 당할지도, 왜 이런 짓을 한지도 알지 못했다.

‘마음 때문인가?’

하지만 하루도 함께 지낸 적이 없고 태준도 하윤에게서 즐거움을 얻은 적이 없는 데 그럴 이유가 없었다.

‘대체 뭐지?’

순간, 공씨 저택을 떠날 때 문틈새로 보이던 장면이 반복적으로 하윤의 머릿속에 재생되었다.

무릎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는 들릴 듯 말 듯 작았지만 귀청을 찢는 듯 크게 들렸었다.

이리저리 생각하던 하윤은 끝내 안부 문자를 보냈다.

[어제 도와줘서 고마워. 왕 사모님이 괴롭히지는 않았어?]

하윤은 등을 돌린 채 침대에 누워 문자를 보냈다. 옆에 누워 있는 남자가 이미 눈을 뜬 것은 꿈에도 모른 채.

“지금 뭐 해?”

하윤은 깜짝 놀라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핸드폰이 이불 위에 떨어지기도 전에 남자의 손안에 들어갔다.

커다란 손은 핸드폰을 꽉 움켜쥔 동시 하윤의 심장도 움켜쥐었다.

도준은 문자를 힐끗 보더니 이를 악물었다.

“왜? 공태준이 걱정돼?”

왠지 모르게 바람을 피우다 들킨 것처럼 하윤은 당황하여 말소리조차 작아졌다.

“저는 그저 어제 우리를 도와준 게 고마워서…….”

도준의 눈에는 흥미로움이 더해졌다.

‘말은 참 잘 한다니까. 본인을 도운 건데 우리라고 선을 긋다니.’

핸드폰을 쥔 도준의 손이 위아래로 움직이는 동안 하윤의 심장도 따라서 오르락내리락했다.

“고맙다고?”

하윤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고마움 외엔 아무런 감정도 없다는 것을 강력 어필했다.

그 동작에 도준이 피식 웃었다.

“그래?”

하윤이 겨우 고비를 넘겼다고 안심하려던 찰나, 도준은 핸드폰으로 하윤의 볼을 톡톡 두드리더니 위험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 옆에 누워서 딴 놈 달랠 정도로 고마웠어?”

“아니, 그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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