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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충격을 받다

성은우의 몇 마디 말은 마치 가시처럼 권하윤의 심장을 쿡쿡 찔러댔다.

성은우는 스스로 멍에를 쓰더라도 권하윤을 속박하는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았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다.

하지만 권하윤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더니 어렵사리 한마디를 꺼냈다.

“싫어요.”

“음?”

민도준의 목소리는 정서를 분별할 수 없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경성을 떠나게 해요. 그러면 도준 씨가 말했던 것처럼…….”

권하윤은 목구멍에서 자꾸만 올라오는 떫은맛을 삼키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앞으로 은우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게요.”

민도준은 일전에 권하윤에게 이런 선택지를 준 적이 있다. 성은우가 살았든 죽었든 없는 사람처럼 생각하면 예전의 일은 모두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그때는 성은우가 죽었든 살았든 관계하지 않을 수 없어 동의하지 못했지만 성은우가 안전한 지금, 권하윤은 그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이렇게 얽매여 있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고.

민도준은 권하윤과 성은우를 번갈아 보더니 갑자기 피식 웃어버렸다.

“없는 사람이다 생각하겠다는 거 진심은 맞아? 혹시 내가 없는 곳에서 밀회라도 하려는 건 아니고? 우리 성은우 킬러님이 실력이 뛰어나다는 건 누구나 다 하는 사실인데 몰래 어디 숨어들어 만나고 갈지도 모르는 거 아닌가?”

권하윤은 민도준이 믿지 않을 거라는 건 생각지도 못했기에 갑자기 무슨 변명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아마 권하윤의 약속은 민도준에게는 믿을만한 게 아닐 거다.

하지만 권하윤이 어떻게 하면 민도준이 이 사실을 믿게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갑자기 총성이 들려왔다.

“탕, 탕, 탕.”

연속 세 번 울리는 총성에 놀라 고개를 돌린 권하윤은 성은우 무릎에서 하염없이 흐르는 피를 보고야 말았다.

순간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입만 뻐금거릴 뿐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성은우는 마치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처럼 침대를 짚은 채로 민도준을 바라봤다.

“아직도 마음 놓이지 않으시다면 다른 한쪽도 부러트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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