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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어떤 여자 좋아해요?

권하윤은 숨을 죽이고 기다렸지만 끝내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못 들었나? 아니면 대답하기 싫은 건가?’

한참 동안 침묵이 이어지는 사이, 권하윤은 갑자기 한 가지 문제를 떠올렸다.

민도준은 그저 23일에 결혼식을 올린다고만 했지 상대가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았다는 거.

그런데 그저 날짜만 듣고 자기라고 확신하다니. 아니라면 이런 물음을 묻는 것마저 어색한 상황이 된다.

이에 권하윤은 퇴로라도 마련할 생각으로 한마디 더 보충했다.

“누구랑 결혼하는지 물어봐도 돼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목덜미에 손이 얹히더니 민도준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권하윤을 바라봤다.

“사실 나도 아직 선택하지 못했는데. 하윤 씨가 나 대신 선택해 주는 건 어때?”

권하윤은 큰 손에 잡혀 움직이지도 못했지만 여전히 민도준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이리저리 시선을 흘겼다.

“박민주 씨는 어때요?”

“박민주?”

민도준은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처럼 굴더니 끝내 입을 열었다.

“뭐, 괜찮기는 하지. 집안 좋지 나밖에 모르지…….”

민도준이 박민주의 장점을 하나하나 열거할 때마다 권하윤의 손은 이불을 꽉 그러쥐었다.

하지만 그때 민도준이 갑자기 말머리를 틀었다.

“그런데 나이가 너무 어려서 그런지 몸도 대뇌처럼 아직 덜 익었어.”

“풉-”

권하윤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고는 머리카락으로 애써 가리느라고 애를 썼다.

확실히 민도준다운 대답이었다. 박민주는 겉보기에도 예쁘장하게 생긴 데다 아직 천진난만하여 쫓아다니는 남자가 절대 적지 않을 거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이렇게 평가하다니.

그때 민도준이 뒤로 몸을 기대며 느긋하게 물었다.

“뭘 웃어? 계속 선택해.”

“그러면 고은지 씨는요?”

“고은지는…….”

민도준은 끝 음을 길게 늘어트리더니 말을 이었다.

“말 잘 듣지, 학습 능력 뛰어나지, 확실히 좋은 선택지긴 해.”

나지막하고도 야릇한 목소리를 듣자 권하윤이 이불을 꽉 그러쥐었다.

내심 또 민도준이 말머리를 돌릴 거라고 기대했지만 끝내 말이 돌아오지 않아 권하윤은 입을 삐죽거렸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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