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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괜찮겠어?

최수인은 민도준을 10몇 년 동안 알고 지내온 사람이기에 민도준이 이렇게 너그러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심지어 예전에도 절대 마음씨 착한 사람은 아니었다.

게다가 민도준이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아마 자기를 죽이려 했던 여자는 아무리 사랑했어도 곁에 두지 않으려 할 거다.

이건 사랑하느냐의 문제로 간단히 결론지을 문제가 아니다. 이미 죽이려고까지 했다는 건 더 이상 돌이킬 수 있는 여지조차 없는 거니까.

최수인의 말에 민도준은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

“상관없냐고? 하, 내가 부처님인 줄 알아?”

“그러면 왜 결혼하려고 하는 건데?”

손가락 사이에 낀 담배에서 나는 연기는 민도준의 조각 같은 얼굴에 조금 그윽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안 그러면? 공태준이 공씨 가문 사람들을 처리하고 와서 권하윤을 쏙 빼내 가기를 기다리라고?”

최수인은 잠깐 멈칫하더니 활짝 웃었다.

“아하, 그냥 먼저 선수 치겠다는 거였어?”

그 말에 민도준은 같잖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먼저 선수 칠 거 있나? 이미 따먹었는데.”

“얼씨구, 아직 하윤 씨 애인의 목숨을 가질 때가 아니다 이건가?”

민도준의 잘난체하는 모습에 최수인도 잘난체하며 분석했지만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뜨거운 담뱃불에 데이고 말았다.

“헉, 젠장!”

최수인의 옷은 이미 구멍이 뚫렸지만 화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었다.

“지금 나 죽이려는 거야?”

“좋은 기운을 먼저 나눠주는 거야.”

민도준이 나른하게 한 대꾸에 최수인은 잿빛이 된 얼굴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런 기운은 혼자 즐기셔!”

이윽고 붉게 달아오른 피부를 마구 비비며 뭔가 생각난 듯 말을 꺼냈다.

“참, 나 오늘 청첩장 받았는데 민승현이 이번 주말에 약혼식 올린다던데, 그 약혼식은 네 할아버지가 밀어준 거고. 하하, 너 제수씨 제대로 숨겨야겠다? 안 그랬다간 사람들이 뱉은 침에 익사할 수도 있어.”

민도준은 의자에서 일어나 앉으며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왜 숨겨야 하지?”

최수인은 미친놈 보듯 민도준을 힐끗 봤지만 또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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