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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할 말이 있어요

“안 그려준다면서요?”

한참 숨을 돌리다가 자그마한 머리통을 들고 물은 권하윤의 물음에 민도준이 코웃음을 쳤다.

“안 그리면 결혼식 때까지 삐질 거잖아.”

그제야 권하윤은 부끄러웠는지 눈길을 돌려 민도준이 그린 반지를 바라봤다.

여우 모양의 디자인에 삼각형 모양의 루비가 심장처럼 가운데 박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내 수준은 딱 이 정도니까 마음에 안 들면 디자이너 찾아.”

“아니요. 전 도준 씨가 그려준 게 좋아요.”

사실 민도준이 디잔인 한거라면 어떤 모양이 됐든 괜찮았다.

민도준이 디자인한 걸 손에 낄 수 있다는 생각만 하면 마음이 녹을 것만 같았으니까.

더욱이 디자인은 아주 훌륭하고 예뻤다.

이걸 보고 나니 권하윤은 더 울고 싶었다.

민도준은 그런 권하윤의 얼굴을 살짝 꼬집었다.

“마음에 안 들면 안 드는 거지 왜 울고 그래?”

“마음에 들어요. 역시 도준 씨밖에 없어요.”

흐느끼며 말하는 권하윤을 보자 민도준은 재밌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양심은 있네.”

권하윤은 민도준의 손을 따라 반지 디자인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거 제작하면 얼마나 걸려요?”

“사흘 정도.”

“그걸 도준 씨가 어떻게 알아요?”

“쓸데없는 질문은. 당연히 물어봤지. 이런 걸 그려본 적도 없는데 당연히 스승님이라도 모셔야 하지 않겠어?”

가뜩이나 이미 완전히 녹아버린 권하윤의 심장은 더욱 어찌할 바를 몰라 민도준에게 꼭 기댔다.

“도준 씨.”

“응.”

“반지가 다 제작될 때쯤 저 도준 씨한테 할 말이 있어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권하윤의 뒷덜미가 잡혀 고개가 쳐들렸다.

“응? 뭔데 이렇게 입맛을 돋우실까?”

살짝 장난기 섞이고 부드러운 말에 권하윤은 눈을 반달 모양으로 접으며 씩 웃었다.

“왜요? 안 돼요?”

그 모습은 마치 자기한테 주권이 있다고 우쭐해하는 것 같았다.

이에 민도준은 미소가 핀 권하윤의 작은 얼굴을 세게 들어 올렸다.

“돼.”

다시 침대로 돌아오자 권하윤은 마치 껌딱찌처럼 민도준의 옆에 꼭 붙었다.

하지만 민도준도 권하윤을 밀어내지는 않고 손으로 권하윤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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