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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어떻게 선택하든 모두 틀렸어

“여보세요? 엄마.”

“응, 딸.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전화했어?”

자기가 할 말을 생각하자 권하윤은 순간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저기, 오빠는 오늘 좀 어때요?”

“네 오빠 마침 깨어났어. 바꿔줄게.”

오빠가 깨어났다는 소식에 권하윤은 기쁘면서도 전화를 바꿔준다는 소리에 한편으로 당황했다.

“저기, 잠깐만요. 저…….”

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 건너편에서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아.”

“오빠.”

권하윤은 입술을 꾹 깨물며 얼버무렸다.

사실 어머니보다 오빠한테 이 사실을 말하는 게 더 무서웠다.

오빠는 항상 부드럽고 따뜻했으나 한계가 명확한 사람이니까.

사실 어릴 적, 권하윤도 누구나 그렇듯 반항기가 있었다.

어느 하루는 핸드폰을 꺼버리고 친구들과 온종일 밖에서 놀다가 술까지 먹고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가고 나서야 오빠가 하루 종일 자기를 찾아다녔다는 걸 알았다.

그날 오빠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얼굴이 땀범벅이 되었으면서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담담한 말투로 질문했었다.

“네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이제 알겠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가면 안 되지. 내가 네 안전을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면서 어떻게 그래? 너한테 일이라도 나면 나도 못 살아.”

그날 그 일이 있은 뒤로 권하윤은 절대 핸드폰을 꺼둔 상태에서 저녁 늦게까지 집에 안 들어온 적 없었다. 그렇게 반항기는 시작과 동시에 바로 막을 내렸다.

그런데 지금 다시 오빠의 목소리를 듣자 권하윤은 왠지 모르게 자신감이 사라졌다.

그도 그럴 게, 전에 오빠가 이미 민도준이 위험하다고 다시는 엮이지 말라고 경고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권하윤은 그 말을 듣지 않은 것도 모자라 민도준과 결혼하려고 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때, 전화 건너편에서 이승우가 뭔가를 대충 눈치챘는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 나한테 무슨 할 얘기가 있어?’

“아…… 아니야.”

그 말에 건너편에서 순간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너 어릴 때 사탕 훔쳐 먹고 안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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