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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풀어지다

별장.

권하윤은 소파에 앉아 여러 가지 디자인을 앞에 놓고 멍때렸다.

지금 권하윤이 보고 있는 주얼리는 모두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들인데 한민혁이 놓고 간 것들이다. 권하윤이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고르면 디자이네에게 제작을 맡겨야 한다면서.

솔직히 모든 디자인이 예뻤지만 마음이 이곳에 있지 않았기에 하나를 골라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현재 권하윤의 머릿속에는 온통 ‘안 괜찮아. 그런데 권하윤을 포기하는 것도 안 괜찮아’라던 민도준의 말이 떠올랐다.

민도준은 들어왔을 때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권하윤을 보고 은찬을 밖으로 내보냈다.

그러더니 손가락을 탁 소리 나게 튕겨댔다.

“정신 차려.”

역시나 효과가 있었는지 권하윤은 깜짝 놀라며 민도준을 바라봤다.

“언제 왔어요?”

권하윤은 얼른 난장판이 된 테이블을 치운 뒤 민도준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힘들었죠? 제가 어깨를 주물러줄게요.”

대답이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작은 손은 벌써 민도준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기 시작했다. 민도준은 주인한테 꼬리를 흔드는 듯한 권하윤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윽고 별로 감각도 없게 내리치는 권하윤의 작은 손을 끌어왔다.

“또 무슨 꿍꿍이야? 왜 이렇게 아부해?”

권하윤은 편안한 자세를 찾아 민도준에게 기댔다.

마음속에 꽉 찬 감동이 마구 흘러넘쳤지만 내리깐 눈에는 극도의 불안함과 불확실함이 담겨 있었다.

“도준 씨, 혹시 언젠가 저를 죽이고 싶어지면 어떡해요?”

민도준은 어이없다 못해 헛웃음이 나와 권하윤의 고개를 자기 쪽으로 돌렸다.

“왜? 심장을 보고 나니 이젠 머리에 문제 생겼어?”

권하윤은 민도준에게 표정을 들키고 싶지 않았기에 손발을 함께 사용해 애써 가리면서 민도준의 품에 파고들었다.

그러고는 민도준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 중얼거렸다.

“무서워서 그래요. 만약…….”

말을 하려고 보니 목이 메어 권하윤은 침을 여러 번 삼켰다.

“만약 제가 실수로 잘못을 저지르면 혹시 저 버릴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민도준의 눈매는 살짝 가라앉았다.

“그러면 어떤 잘못인지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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