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49화 손에 넣으니 아끼지 않는다

민도준은 실소하여 권하윤의 코를 살짝 쥐었다.

“무슨 생각 하는 거야? 나 주얼리 디자인도 배운 적 없어. 못생긴 작품이 탄생하면 어떡해? 그래도 하고 다닐 거야?”

권하윤은 못생기든 예쁘든 그런 건 상관없었기에 민도준의 목을 두른 채 애교를 부렸다.

“전 못생긴 게 좋아요.”

권하윤이 소파에서 떨어지기라도 할까 봐 민도준은 권하윤의 허리를 꼭 잡았다.

“그만해. 이러지 마.”

민도준의 목소리에서 귀찮음이 담겨 있다는 걸 느낀 권하윤은 실망한 듯 손을 풀었다.

“네.”

풀이 죽어 옆에 놓인 설계도를 봤지만 순간 기운이 없어졌다.

그런 모습에 민도준은 재밌었는지 권하윤의 머리를 꾹 눌렀다.

“왜 그래? 동의하지 않았다고 성깔 부리는 거야?”

권하윤은 입을 삐죽거렸다.

“도준 씨한테 누가 감히 성깔 부리겠어요. 간이 배 밖에 나오지 않은 이상.”

“내가 너무 오냐오냐했나 보네.”

권하윤은 자기가 사실 무리한 부탁을 했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었지만 반지라는 두 글자에 왠지 자꾸만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이거로 민도준의 마음속에 자기가 얼마만큼 차지하고 있는지 알고 싶기도 했고.

민도준의 마음속에 오직 자기만 있다는 걸 확인하면 용기가 더 생길 것만 같았다.

민도준한테 자기의 모든 걸 털어놓을 용기.

늦은 밤.

샤워를 하고 나온 권하윤은 바로 이불 속에 들어가 슬금슬금 민도준에게 가까이했다.

하지만 살이 닿으려 할 때, 인간 난로는 바로 권하윤에게서 멀어지더니 방 안의 불이 바로 꺼져버렸다.

“이제 자.”

‘응? 이렇게 잔다고?’

“아니면 어쩔 건데?”

민도준의 말에 권하윤은 그제야 자기가 속으로 생각했던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말은 이렇게 했으면서 속으로는 남자는 역시 손에 넣은 것에는 흥미를 잃는 동물이라고 구시렁댔다.

한참을 누워 있었지만 권하윤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약 두 번 정도 뒤척였을 때, 민도준의 긴 팔이 권하윤을 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자지 않고 뭐해?”

허리에 닿는 뜨거운 손이 잠옷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