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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돌아오면 사탕 줄게

“싫어요.”

권하윤은 입을 삐죽거리며 고개를 다시 베개에 파묻었지만 미처 얼굴을 숨기지도 못한 그때 민도준에 의해 얼굴이 드러났다.

“어제 숨 끊어질 것처럼 굴더니 안 가겠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권하윤은 화가 나서 졸음마저 달아나 버렸다. 이윽고 무거운 눈꺼풀을 애써 치켜뜨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게 어디 병 때문이에요? 다 도준 씨가…….”

“내가 뭘?”

민도준은 손가락으로 권하윤의 목덜미를 쓸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혈이 막힌 곳이 많으면 아프다는 거 못 들어봤어? 좋은 마음으로 치료하게 해주려고 했더니 이렇게 배은망덕하면 어떡해? 응?”

권하윤은 민도준만큼 얼굴이 두껍지 않은지라 얼른 이불을 끌어 얼굴을 묻었다.

하지만 민도준은 오늘 웬일로 인내심이 생겼는지 아무 말 없이 권하윤을 끄집어내 욕실로 데려가고는 권하윤이 씻고 나오자 병원까지 데려다주었다.

민도준이 이렇게 다정하게 할수록 권하윤은 오히려 더 쑥스러웠다.

“가서 일 봐요. 저 혼자 들어갈 수 있어요.”

권하윤이 병원에 안 가려 한 건 그저 이 시간에 밖에 나오기 싫은 것뿐이었다.

하지만 퍼런 대낮에 사람이 많은 병원을 다니는 것도 위험한 일은 아닐 듯싶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쳤다.

“가 봐. 돌아오면 사탕 줄게.”

민도준이 얼굴을 쓱 문지르며 내뱉은 말에 권하윤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중얼거렸다.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사탕으로 달래지는 줄 아나?’

물론 말은 이렇게 했지만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

이윽고 뭐라 말하려 했지만 창문 밖으로 보이는 한민혁과 로건의 모습에 두 사람을 오래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아 민도준을 밖으로 밀었다.

“얼른 가봐요.”

그러다 문이 열렸을 때 한민혁과 로건이 뭐라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상할 정도로 벌겋게 된 로건의 얼굴이 보였다.

권하윤은 그 상황이 의아해 민도준더러 두 사람을 방해하지 말라며 끌어당기고는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

민도준도 권하윤이 도둑고양이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두 사람의 대화를 듣는 모습을 보자 권하윤이 하자는 대로 옆에서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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