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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원해요

몇 번 버둥댔지만 오히려 눌리는 힘만 더 거세지는 힘에 권하윤은 억울했지만 화를 내지 못하고 그저 불만을 토해냈다.

“얘기하고 있는데 뭐 하는 거예요?”

하지만 민도준은 오히려 입꼬리를 씩 올리며 일부러 몸을 아래로 눌러 권하윤의 생존 공간을 줄였다.

이윽고 권하윤이 입술을 깨무는 모습을 보자 귓가에 대고 속살거렸다.

“말하고 싶으면 말해, 난 내할 일 할 테니까. 이래야 효육적이지 않겠어?”

오랫동안 서로 맞닿지 않은지라 익숙하고도 강력한 기세에 눌려 권하윤은 다리가 후들거렸다.

심지어 저항하는 목소리가 점점 약해지다가 점점 야릇한 톤으로 변했다.

마음속에 남아 있던 불확함과 갈등은 남자에 의해 하나둘씩 깨졌다가 다시 자리를 잡았고 온 세상에 그저 야성적인 숨결과 권하윤을 속박하는 힘만 남은 것처럼 권하윤을 가두었다.

정신이 그나마 남아 있을 때 민도준은 권하윤의 귀를 살짝 물며 악랄한 말투로 물었다.

“할 말 있다더니 왜 말하지 않아?”

그 말조차 자꾸만 몽롱해지는 정신 때문에 어렵게 들은 거다.

다만 머리가 사고를 할 수 없게 되자 그저 민도준의 말을 반복했다.

“말하지…… 않냐고요?”

권하윤의 얼굴은 어느새 술에 취한 듯 발그스름해졌고 눈동자는 몽롱해져 나쁜 마음을 자극했다.

“나랑 결혼하고 싶은지 말해. 매일 이렇게 나한테…….”

살짝 잠긴 목소리는 권하윤의 귓가에서 힘 있고도 야릇한 말을 속살거렸다.

원래도 뇌가 흐리멍덩했는데 민도준의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히자 내비치지 않으려고 애쓰던 마음마저 모든 걸 뚫고 나와버렸다.

‘도준 씨랑 결혼하고 싶냐고?’

권하윤의 망설임은 그대로 민도준의 눈에 들어와 원래도 무섭던 눈은 더 침략적으로 변했다.

‘입 열게 할 방법은 많아.’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흐물흐물해진 권하윤은 민도준의 어깨를 잡고 애원했고 민도준이 다시 똑같은 물음을 물었을 때 끝내 방어선이 허물어져 울음을 터뜨렸다.

“좋아요. 결혼할래요.”

“착하네.”

민도준은 큰 손으로 권하윤의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더니 칭찬이라도 하듯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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