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34화 작별

민도준의 명령에 한민혁은 성은우를 방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더니 은찬이더러 안에서 지켜보라고 말한 뒤 다시 내려갔다.

그 사이 민도준은 1층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워댔다.

그 모습을 본 한민혁은 한숨을 내쉬면서 민도준 앞으로 걸어갔다.

“도준 형, 사람은 위층으로 보냈어. 블랙썬에 진씨 가문 사람들이 도착했는데 어떡할래?”

민도준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가늘게 접은 채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런 민도준한테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조차 읽어낼 수 없었다.

그때 한민혁이 위층 쪽을 힐끗 바라보더니 복잡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민용재 쪽에서 움직임이 끊이질 않는 것 같은데 요즘 박씨 가문과도 가깝게 지내는 것 같더라고. 시영 아가씨도 민용재네랑 왕래하는 것 같고. 이런 때에 이렇게 손 놓고 있으면 안 돼.”

눈빛 한 번에 한민혁은 바로 목소리를 낮춘 채로 작게 웅얼거렸다.

“바람 피우는 현장을 덮치겠으면 위층에서 덮쳐야지 여기서 뭐가 보인다고.”

“뭐라고?”

순간 들려온 싸늘한 목소리에 한민혁은 스스로 입을 찰싹 때리더니 어색하게 웃었다.

“아무 말도 안 했어. 아니면 내가 여기서 지키고 있을 테니 블랙썬 한번 갔다 오는 건 어때?”

하지만 민도준이 뭐라 대답하려던 찰나, 위층에서 갑자기 하모니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갓 시작했을 때는 조금 더듬대는 것 같았지만 아주 열심히 불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연주 소리였다. 심지어 듣기에 그닥 좋은 것도 아니었지만 이상하리만치 편안해지는 매력이 있었다.

그 시각, 위층에서는 점점 익숙해진 하모니카 소리가 활짝 열린 방에서 흘러나왔다.

성은우는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저 모퉁이에 기대 한번 또 한 번 의자에 앉은 여자를 위해 그녀가 가르쳐줬던 멜로디를 연주했다.

바람이 불자 은찬은 담요를 가져다가 권하윤에게 덮어주려고 하다가 권하윤이 눈물을 글썽이며 성은우를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다.

순간 눈이 반짝 거렸지만 권하윤을 놀라게라도 할까 봐 은찬은 아무 말도 없이 물러갔다.

성은우는 권하윤의 시선을 느꼈는지 하모니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