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82화 하윤 씨가 형 보고 싶어 하는 거 같아

공태준은 권하윤의 선택에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손을 거두었다.

USB의 가장자리가 피부에 움푹 파여 들어가면서 손바닥의 뼈를 꾹 눌러내는 순간 권하윤의 마음은 극도로 답답했다.

분명 공태준이 자기와 민도준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이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자신이 미웠다.

숨을 크게 들이쉰 권하윤은 다시 눈을 들어 공태준을 바라봤다. 그 차가운 눈빛은 공태준에 대한 혐오감이 짙게 배어 있었지만 원하든 원하지 않든 대화는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은우는 어때? 얼마나 다쳤는데?”

“괜찮아요. 은우한테는 큰 부상도 아닐 테니까.”

공태준은 낮은 소리로 천천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혼자 아프면 적적할 테니 친구가 병문안이라도 하면 더 빨리 낫겠죠.”

권하윤의 입가에는 냉소가 번졌다.

“지금 은우를 내세워 내가 당신이 친 함정에 자발적으로 빠지라는 건가?”

“오해한 모양이네요. 내 말은 내가 이제 곧 해원으로 돌아가니 하윤 씨 대신 병문안 하겠다는 뜻이었어요.”

이 소식에 권하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공태준이 해원으로 돌아간다고? 전에 한 짓이 있어서 당연히 나를 빼돌리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공태준이 갑자기 한 발짝 물러나자 권하윤은 오히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언제 가?”

“내일 점심 11시.”

‘시간까지 정해진 걸 보니 진짜인가 보네.’

권하윤이 공태준을 위아래로 훑어 보고 있을 때 공태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오늘 저녁 같이 식사 할 수 있나요?”

그러더니 권하윤이 거절하기 전 한 마디를 더 보충했다.

“은우가 오늘 마침 수술이 끝났을 거예요. 걱정되면 통화할 수 있게 해줄게요.”

“수술? 무슨 수술? 대체 어떻게 다쳤는데?”

“임무를 마치고 철수하는 과정에 안전 로프에 문제가 생겨 5층에서 떨어졌어요.”

‘5층에서…….’

‘떨어졌다고?’

공태준이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에 권하윤의 걱정은 배가 되었다.

‘안돼, 은우가 괜찮다고 하는 거 직접 들어야겠어.’

하지만 성은우의 전화기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