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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사랑해서 죽으려 했다고?

이 말을 권하윤은 전에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목숨을 부지하려는 생각에 거짓을 말한지라 말하고 난 뒤 스스로도 믿기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런 목적도 없이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진심을 뱉어내는 거였다.

오직 자기 마음을 꽉 채운 눈앞의 사람을 위해.

하지만 진심을 담은 절절한 사랑 고백에도 민도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어둠이 깃든 눈동자는 진심을 알아내기라도 하려는 듯 권하윤의 정수리에서부터 점점 아래로 흘러내리며 긴장감에 파르르 떨리는 권하윤의 눈을 바라봤다.

이윽고 권하윤의 뒤통수를 감싸고 있던 손을 앞으로 확 당기더니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날 사랑해서 죽으려 했다고?”

너무나도 가까운 거리에 사고 회로가 멈춘 권하윤은 닭 모이 쫓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민도준의 눈에 유쾌함이 더해지더니 몸을 아래로 살짝 숙였다.

그러다 권하윤이 무의식적으로 눈을 깜은 순간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내가 그렇게 좋아?”

사람의 마음을 살살 건드리는 듯한 숨결에 권하윤의 귀는 어느새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지키려는 듯 권하윤은 고개를 피하며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뭐, 그럭저럭 괜찮긴 해요.”

“괜찮긴 하다고? 그렇다면 내가 더 노력해야겠는데?”

순간 발이 바닥에서 붕 뜨더니 순간 익숙하고도 위험한 자세로 바뀌었다.

이에 권하윤은 놀란 듯 민도준의 어깨를 내리누르며 연신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이러지 마요. 밖에 사람 있어요.”

“이쯤 되면 다들 사람 얼굴도 못 알아볼 정도로 취해 있을 거야. 하윤 씨가 누군지 아무도 신경 안 써.”

민도준은 주위의 환경을 신경 쓰지 않은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권하윤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민도준의 동작에 놀라 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았다.

하지만 이 상황에 자기가 거절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저 소리 안 낼 자신 없어요.”

권하윤은 민도준의 팔을 끌어안은 채 살살 흔들며 애교를 부리더니 이윽고 손가락으로 민도준의 팔뚝에 선을 그리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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