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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내 심기 건드린 게 어디 한두 번이야?

신선한 공기와 남자의 장난스러운 눈빛이 함께 덮쳐오자 권하윤의 상기된 얼굴을 더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건 도준 씨가 억지로 한 거잖아요.”

“내가 억지로 했다고?”

손가락으로 권하윤의 볼을 톡 치며 민도준이 입을 열었다.

“빠르다 늦다 하면서 찡찡거린 게 누군데? 내가 변속기라도 되는 줄 알아? 응?”

“그만 말해요!”

권하윤은 손을 뻗어 헛소리를 내뱉는 민도준의 입을 막아버렸다.

낮은 웃음소리와 함께 뜨거운 열기가 손바닥에 전해지자 권하윤은 마치 뭐에 찔리기라도 한 것처럼 얼른 손을 뒤로 뺐다.

하지만 움직이려는 순간 손목이 꽉 잡혀버리고 말았다.

잇따라 가벼운 입맞춤이 손바닥에 떨어지는 바람에 권하윤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감전이라도 된 듯 손을 뒤로 뺐다.

“뭐 하는 거예요?”

“손이 차가워 보여서 녹여주고 있었지.”

확실히 민도준 덕분에 차갑던 손이 어느새 후끈거렸다.

돌아가는 길에 권하윤은 잠이 솔솔 몰려왔지만 민도준이 너무 갑자기 너무 너그럽게 변한 게 조마조마=해서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세 번째로 민도준을 훔쳐봤을 때, 권하윤의 “범행”은 완전히 발각되고 말았다.

“또 무슨 꿍꿍이야?”

“아니에요…….”

권하윤은 뭔가 찔리기라도 하는 듯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이에 민도준은 피식 웃으며 더 이상 관계치 않고 권하윤이 혼자 삽질을 하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그때 권하윤이 결국 참지 못했는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도준 씨, 왜 저한테 화 안 내세요?”

민도준은 핸들을 돌리며 느긋하게 물었다.

“왜 화를 내야 하는데?”

“오늘 제가 몰래 나와서 공태준과 만났잖아요…….”

“하윤 씨가 내 심기 건드린 게 어디 한두 번이야? 이제 화내는 것도 귀찮아.”

민도준은 분명 귀찮은 듯 말했지만 그 말을 듣고 있던 권하윤의 가슴에는 따뜻한 물결이 일렁였다. 민도준이 용서를 하는 눈치니 그나마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러면 은우를 데려오면 안 돼요? 은우가 지금 다쳐서 걱정…….”

뒤의 말은 민도준이 보내온 날카로운 눈빛 때문에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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