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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화 두 가지 선택

권하윤은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고 촉촉한 눈으로 민도준을 바라봤다.

그 눈빛 때문이었을까? 민도준의 입에서 나지막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왜 그런 표정인데? 내가 불쌍해주기라도 했으면 하는 거야?”

“아니에요…….”

목구멍으로 흘러나오는 가냘픈 목소리에는 콧소리가 조금 섞여 있었다.

“제가 잘못했으니 도준 씨가 화내는 것도 당연해요.”

민도준의 눈은 순간 어두워졌다.

“아-”

이윽고 외마디 비명이 들리더니 권하윤의 목을 움켜쥔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침대에서 내팽채쳐졌다.

바닥의 카펫 덕에 고통을 덜했지만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피어올랐다.

고개를 들고 민도준을 빤히 바라봤지만 권하윤은 민도준이 뭘 하려는지 알 수 없었다.

눈을 내리깐 채 보내오는 시선이 마치 공기를 내리누르는 것처럼 무겁다는 것만 느껴질 뿐.

그 눈빛을 받으며 한참을 불안에 떨고 있을 때, 민도준이 몸을 살짝 앞으로 젖히며 허리를 숙인 채 권하윤을 바라봤다.

“두 가지 선택지를 줄게. 첫째, 오늘부터 성은우가 죽든 살든 상관하지 마. 그러면 예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을게. 둘째, 여기서 당장 꺼지고 다시는 내 앞에서 알짱대지 마. 선택해 봐.”

두 가지 선택지는 마치 두 사람처럼 권하윤을 양쪽으로 힘껏 잡아당겼다.

‘만약 민도준을 선택한다면 권하윤이 공태준 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그저 안전 로프에 문제가 생겨났지만 다음에는? 다음에는 또 어떤 문제가 생겨나면 어떡하지?’

‘하지만 만약 성은우를 선택하면 민도준을 포기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선택할 수 없자 권하윤은 자기 손을 민도준의 무릎에 살폿이 올려놨다.

“화내지 마요. 저랑 은우는 정말 그저 단순한 친구예요.”

그 말에도 민도준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오롯이 저를 바라보는 권하윤을 빤히 쳐다봤다.

순간 권하윤은 가슴이 착잡해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선택일까 생각하고 있을 때, 손 아래에 닿던 감각이 사라지더니 민도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등을 돌린 채 담배를 입에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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