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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설마 안 되나?

야밤, 그림자 하나가 어둠을 틈타 죽원으로 숨어들었다.

하지만 죽원 건물 앞에 도착하고 나서야 권하윤은 민도준이 어느 방에 묵고 있는지 모른다는 걸 인지했다. 그도 그럴 게 전에 한 번도 죽원에 온 적이 없었으니까.

다행히 죽원 내부 구조는 매원과 비슷한지라 안방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찾은 방 앞에서 권하윤은 숨을 죽이고 소리를 확인했다. 하지만 안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설마 잠들었나?’

작은 손을 문손잡이에 올려놓고 내리누르려는 순간 등 뒤에서 갑자기 인기척이 들려왔다.

이내 몸을 움직여 구석에 숨은 덕분에 쟁반을 들고 올라오는 메이드를 피할 수 있었다.

메이드의 긴 머리는 녹덜미까지 풀어 헤쳐져 있었고 붉게 달아오른 양 볼과 예쁘장한 얼굴이 어울어지자 보는 사람의 눈마저 즐거웠다.

‘하, 진짜 여자 복 많네.’

권하윤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 시각, 방 안.

민도준은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낀 채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 있었다. 아래로 드리운 손목 라인과 감겨 있는 눈을 보니 잠이 든듯싶었다.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그 모습을 보게 된 메이드는 순식간에 얼굴을 붉혔다.

민씨 저택에서 약 1년간 일해오면서 민도준을 본 횟수는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 적었지만 불과 몇 번 안 되는 만남이었음에도 뇌리에 박힌 사람이었으니까.

물론 신분 차이가 크지만 꿈인들 못 꿀까?

때문에 민도준의 시중을 들 의향이 있냐는 질문을 받은 순간 메이드는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신데렐라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메이드는 딱 봐도 공들여 치장한 모습이었다. 딱 달라붙는 메이드복에 앞 단추를 가슴골까지 풀어 헤쳐 언뜻언뜻 보이는 볼륨은 그 어떤 남자가 봐도 마음이 흔들릴만했다.

심지어 민도준의 마음을 얻으려고 머릿결마저 향수를 뿌렸다.

민도준이 잠자고 있자 메이드의 배짱도 커졌는지 쟁반을 테이블 위에 내려노ㅗㅎ자마자 떨리는 손을 뻗어 민도준의 단추를 풀어 헤쳤다.

“뭐 하는 거지?”

나지막한 목소리에 메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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