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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가시 같은 지난날의 일

요 며칠 여러 가지 일이 너무 많이 벌어진 덕에 권하윤은 USB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조용해진 지금, 눈앞에 노트북까지 있으니 USB를 확인하고자 하는 마음이 또다시 스멀스멀 올라왔다.

조심스럽게 가방 안에서 USB를 꺼내든 권하윤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 순간 마치 열어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라도 열어보는 듯 긴장감이 배로 되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보지 말아야 하는 게 맞았다.

공태준 같은 알 수 없는 사람의 말에 또 놀아나 민도준과 모순이 격화된 것도 모자라 관계가 완전히 깨져버린 전적이 있으니.

공태준은 늘 이랬다. 아무런 준비도하고 있지 않을 때 간단한 행동 혹은 말 몇 마디로 권하윤을 마구 흔들어 당황하게 만들고 했다.

성은우를 내세워 권하윤이 민도준에게 버림받게 했으니 이번에는 이 USB 안의 내용으로 권하윤이 민도준에 대한 미련을 버리게 하려는 게 뻔했다.

이성을 유지한다면 내용을 확인하지 않는 게 맞다.

하지만 사람이 그렇게 언제나 이성을 유지한다면 세상에 걱정거리도 없을 거다.

더욱이 민도준이 권하윤의 대타까지 받아들였다는 걸 돌이켜보면 이제 권하윤에 대한 미련을 모두 버린 게 틀림없다.

‘뭐, 확인하든 안 하든 크게 변할 것도 없지 않나?’

순간 욱하는 마음에 권하윤은 USB를 노트북에 끼워 넣고 내용을 확인했다.

클릭해 보니 안에 총 3개의 폴더가 들어 있었다.

[사진], [동영상], [생일]

사진과 동영상은 뭔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생일이라니 조금 의아했다.

생일이라는 폴더를 클릭해 보니 안에 또 5개 폴더가 나뉘어져 있었다. 심지어 모두 날자 별로 분류되어 있었다.

가장 최근의 날짜를 클릭해 보니 안에는 영상 하나가 들어있었다.

영상 초반에 손님들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이더니 카메라 앵글이 휙 돌더니 익숙한 실루엣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빨리 감기를 누르자 공은채가 케이크 앞에 앉아 눈을 감고 소원을 비는 장면이 보였고 공은채가 앉은 의자 등받이 위에 올려진 뼈마디가 선명한 손을 따라 위로 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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