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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어제 그 사람 도준 씨예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던 민도준의 말이 자꾸만 머리에 맴돌았다.

물론 어제 밤새도록 같이 침대에서 뒹굴었다지만 그때는 대타의 신분으로 그런 것이기에 정식으로 만났다고 할 수도 없었고 이 순간 다시 원래의 신분으로 그것도 옷을 입고 대면하는 것이니 긴장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낮에 본 영상이 자꾸만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왔지만 권하윤은 이내 머리를 저으며 생각을 떨쳐냈다.

‘지금 이런 생각 할 때 아니야.’

자기에게 경고를 날리듯 중얼거리며 심호흡을 한 권하윤은 손을 들어 노크했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안에서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뭐야? 이젠 나 만나기도 싫다는 건가?’

‘에이 설마. 노크 소리만 듣고 내가 온 줄 알았다고?’

권하윤은 순간 드는 안 좋은 생각을 애써 부정하며 다시 문을 두드렸다.

만약 낮에 USB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벌써 몸을 돌려 떠나갔을 테지만 민도준이 공은채를 바라보던 시선을 떠올리자 권하윤은 참지 못하고 더 큰 소리로 쾅쾅 문을 두드려 댔다.

심지어 참지 못하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도준 씨…….”

하지만 욱하는 마음은 민도준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흩어져 버렸다.

“왜 옷도 안 입고 있어요?”

민도준은 허리에 타월을 두른 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권하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건 하윤 씨한테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나한테 옷 입을 시간은 줬어? 왜? 이젠 내 방문까지 부수려고?”

한마디 뱉어낼 때마다 한 걸음씩 다가오는 민도준의 몸에는 아직 욕실의 열기와 습기가 묻어 있었다. 더욱이 원체 높은 체온과 어우러져 압박해 오는 바람에 권하윤은 뒷걸음질 쳐대느라 민도준이 뭐라 말하는지 듣지도 못했다.

민도준이 자기를 무시하거나 화를 낼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토록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워져 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끝내 등이 문에 닿는 순간 앞만 바라보던 권하윤의 시선은 자연스레 민도준의 가슴에 떨어졌다.

잘빠진 근육에 물기가 촉촉이 남아 있는 걸 보자 순간 눈앞이 어질했다. 이윽고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남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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