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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잠재우다

강수연은 민도준의 포악한 눈빛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시각, 권하윤 역시 민도준 눈에 드리운 살기와 목덜미에 툭 튀어나온 핏줄을 발견하고는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민도준의 가슴을 살살 긁었다.

지금 같은 다사다난한 시기 강수연에게 뭔 짓을 했다간 강씨 가문을 상대하는 것도 골치아플게 뻔하기에 권하윤은 민도준이 말썽을 일으키는 걸 원치 않았다.

미처 거두어들이지 못한 작은 손이 마침 눈에 들어온 순간 민도준은 눈을 살짝 들어 권하윤을 바라봤다. 이윽고 걱정 가득한 권하윤의 눈빛을 마주하자 그제야 들끓던 화가 조금이나마 사라졌다.

품속의 여인을 살짝 주무르다가 눈꺼풀을 든 순간 다시 건들건들하는 원래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이만합시다. 저도 우리 제수씨 재워야 해서요. 만약 보고 싶다면 내일 아침 일찍 방에 들어오시던가요.”

민도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수연한테서 빠득빠득 이를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심지어 민도준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갈 때 너무 빠르게 몸을 피하는 바람에 평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하지만 민도준은 앞에 넘어진 사람을 무시한 채 가로 지나며 긴 다리로 문을 닫아버렸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강수연의 몸도 부르르 떨렸다.

분노와 공포 그리고 울분의 감정이 뒤섞인 채 강수연은 주먹으로 바닥을 쾅 내리쳤다.

그 시각, 복도 끝에서 지팡이를 짚고 있던 민승현이 벌겋게 핏발이 선 눈으로 이 광경을 지켜봤다.

난장판이 된 밖과는 달리 방안은 조용하고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민도준은 권하윤을 침대에 눕히자마자 작은 손이 그의 팔을 잡았다.

“갈 거예요?”

베개 위에 누운 자세로 애타게 바라보는 권하윤의 눈빛에 민도준은 나지막하게 웃으며 권하윤을 자기의 팔 사이에 가두었다.

“그러면 뭘 더 원하는데?”

광선이 민도준의 넓은 어깨에 가려져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지만 권하윤은 왠지 모르게 안전감이 들었다.

이윽고 손을 뻗어 민도준의 팔을 끌어안으며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저 재워준다면서요?”

민도준은 손목시계를 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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