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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정신적인 괴롭힘

본채를 나오기 바쁘게 아니나 다를까 권하윤은 남쪽 별채로 초대받았다.

심지어 저택 안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권하윤은 민용재의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미 약속을 지킨 것 같은데. 칩에 관한 소식은 알아냈나?”

권하윤은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민 사장님 손에 확실히 부모님이 남겨주신 칩이 있습니다.”

말을 마친 권하윤은 눈에 띄지 않게 민용재의 표정을 슬쩍 살폈다.

그러자 역시나 사람을 꿰뚫어 볼 것 같은 날카로운 시선이 그나마 조금 느슨해졌다.

“칩이 어디 있는지는 아나?”

또다시 직설적으로 던진 물음에 권하윤은 숨이 턱 막혔다.

민도준이 설령 모든 걸 사실대로 말하라고 했지만 권하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민용재는 조 사장과 달리 민도준을 진짜 위협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권하윤이 더 많은 사실을 흘릴수록 민도준이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니 긴장될 수밖에.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흘러지났지만 권하윤은 끝내 민도준의 경고를 떠올리며 깊은숨을 들이켰다.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블랙썬에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권하윤이 숨을 돌리기도 전에 또 다른 물음이 뒤를 이었다.

“민도준을 도와 그 칩을 개발하는 사람이 누구지?”

그 질문을 듣는 순간 천진난만한 얼굴이 떠오르면서 진소혜의 자기한테 환하게 웃던 모습이 스쳐 지나가 권하윤은 애가 끓었다.

‘이걸 진짜 말해도 되나? 말하면 소혜 씨가 위험해지는 건 아닌가?’

수많은 생각이 정신을 괴롭혀 육체적으로 느껴졌던 고통보다 백배 괴로웠다.

특히 자기의 말 한마디가 가져올 풍파를 생각하니 불안하고 초조했고 민용재가 자기를 시험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소식을 알아보는지 모르다 보니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끝내 꽉 잡은 주먹을 스르르 펴면서 목구멍으로 어렵사리 한마디를 뱉어냈다.

“블랙썬에서 민 사장님의 사촌 여동생을 본 적 있어요.”

“진소혜?”

민용재가 곧바로 진소혜의 이름을 뱉어내자 쪼그라들었던 폐에 겨우 공기가 흘러드는 느낌이었다.

‘역시 알고 있었네.’

하지만 이대로 긴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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