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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커플 싸움은 칼로 물 베기

어안이 벙벙한 박민주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 시선 속에 웬 여자 하나가 들어왔다.

분명 단아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지만 왠지 보면 볼수록 남자를 홀리는 듯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데다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박민주가 감탄할 새도 없이 권하윤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민도준과 아는체 했다.

“어머,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민 사장님도 여기 차 마시러 오셨군요.”

민도준의 시선은 치맛자락 아래로 드러난 권하윤의 새하얀 종아리에 떨어지더니 한참 맴돌다가 점차 잘록한 허리, 그다음으로 깜빡이는 눈에 멈췄다.

노골적인 시선에 권하윤의 미소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지만 민도준은 오히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의자에 기대앉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참 공교롭긴 하네.”

아직 나이가 어린 박민주는 감정을 숨기는 법을 몰라 곧바로 적대심을 얼굴에 훤히 드러냈다.

“누구시죠?”

권하윤은 협력 건이 틀어지기라도 할까 봐 얼른 자기 정체를 밝혔다.

“안녕하세요, 저는 민승현의 약혼녀 권하윤이예요. 그쪽은 박씨 가문 막내딸 맞죠?”

권하윤도 민씨 가문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자 박민주는 이내 경계를 늦추며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네, 박민주라고 해요.”

하지만 적대감을 숨겼다고 해서 권하유을 반기는 건 아니었다. 심지어 옆에 서 있는 권하윤을 보면서 자리도 자리를 권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박민주는 어렵사리 차려진 기회에 민도준과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 다른 사람이 끼어드는 건 원치 않았다.

권하윤도 당연히 박민주의 생각을 눈치챘기에 민도준에게 슬그머니 눈빛을 보내며 뭐라고 말하라는 암시를 해댔다.

“이미 파혼했으면서 약혼녀는 무슨.”

어렵사리 입을 여는 민도준의 모습에 기뻐하려던 것도 잠시, 자기의 거짓말을 바로 까발리는 모습에 권하윤은 순간 욱했다.

하지만 마음속에 차오른 화를 드러내지는 않고 민도준 옆의 빈자리에 앉으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에이, 그건 그저 싸우면서 한 얘긴데요 뭘. 커플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잖아요.”

“오, 그래? 뭐 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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