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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민도준 대신 불쌍한 척하다

권하윤은 이를 악물고 겉치레적인 미소를 짓더니 입을 열었다.

“사실 민 사장님이 민씨 저택에서 암살당하여 크게 다쳤을 때 저게 마침 발견하고 구해줬거든요.”

“뭐?”

할머니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로 물었다.

“다쳤다고? 어디가 다쳤는데?”

심지어 어르신마저 몸을 앞으로 기웃거렸지만 끝내 입을 열지 않고 몰래 민도준을 힐끗거렸다.

권하윤은 두 분이 민도준을 걱정한다는 걸 바로 보아내고 기회를 잡았다는 듯 위험천만했던 그날의 상황을 설명했다.

뭐 손바닥만 한 상처가 났다느니, 피가 바닥에 흥건해졌다느니 하면서 말이다.

그 시각 민도준은 손으로 머리를 받친 채로 열성을 다해 설명하는 권하윤의 모습을 재미나는 듯 바라봤다.

‘바닥이 아니라 침대가 흥건해졌겠지.’

그날의 상황 설명을 끝낸 권하윤은 한숨을 내쉬며 아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둘째네 식구는 민 사장님뿐이라서 혼자 모든 걸 버텨야 한다는 게 참 안됐죠. 민 사장님한테는 아무런 뒷배도 없으니까.”

솔직히 불쌍한 척하려던 것뿐이었는데 이 모든 걸 말하고 나니 권하윤은 가슴이 미어질 듯 아파 민도준을 돌아봤다.

그 시각, 민도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로 권하윤을 빤히 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사람을 미혹했다.

그 눈빛과 미소에 매료된 권하윤은 저도 모르게 민도준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도준아, 그걸 왜 우리한테 말하지 않았어?”

할머니의 한마디에 권하윤은 잠에서 깨기라도 하듯 흠칫하며 동작을 멈췄다.

‘나도 참, 사람들 이렇게 많은 데서 뭐 하는 거야!’

잠깐 드는 생각에 마음이 심란해지자 권하윤은 아쉬운 듯 민도준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고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맞아요. 민 사장님은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민도준은 예민한 만큼 위험하다.

현재는 물론 모든 사람이 민도준을 두려워한다지만, 갓 경성에 왔을 때는 어떠했을까?

민용재가 민도준의 부모님께 그런 짓을 하고 그동안 민도준을 가만히 내버려 뒀을 리는 만무하다.

그런데 민도준은 그렇게 위험천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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