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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부모를 만나다

방금까지 의연한 얼굴로 자기 생각을 어필하던 권하윤은 순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한참 뒤, 자신감이 없는 말투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정말 그럴 거예요?”

아까까지만 해도 부추기더니 이내 태도를 바꾸는 권하윤의 모습에 민도준은 흥미로운 듯 말을 이었다.

“내가 뭘 하겠다고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질투하는 거야? 내가 만약 앞으로 합작건 때문에 박민주를 매일 만난다면 어쩌려고 그래?”

“제가 설마 그런 것도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권하윤은 영 내키지 않았지만 여전히 대인배인 척 쿨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민도준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윽고 피식하는 웃음소리와 함께 민도준의 말소리가 잇따라 들렸다.

“계속 그렇게 연기 해봐 어디.”

권하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솔직히 민도준이 다른 여자와 가까이 지내는 걸 원치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는 건 더 견딜 수 없었다.

민용재는 민상철 곁에서 수십 년 동안 일을 해온 사람인지라 회사 내부에서의 세력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회사에서 가장 알짜배기인 인수팀은 민시영과 민승현이 관리하고 있고 대외무역팀은 민용재 손에 있는데 만약 과학기술 단지마저 빼앗기면 민성철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는 날에 회사와 가문은 고스란히 민용재한테로 넘어갈 거다.

이런저런 가능성을 고려하느라 권하윤은 한참 동안 눈알을 굴렸다.

그 모습을 옆에서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던 민도준은 권하윤의 코를 잡은 채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

“또 무슨 궁리를 하는 거야?”

권하윤은 갑자기 민도준의 손을 잡으며 눈을 반짝였다.

“도준 씨, 아니면 저를 도준 씨 외갓집으로 데려가 줘요.”

민도준은 그 말에 눈썹을 치켜떴다.

“음? 부모를 만나려고?”

그 말에 담긴 의미를 바로 이해한 권하윤은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도준 씨와 외갓집 식구들의 관계를 회복해 주려고 그러는 거잖아요.”

“정말이야? 미리 말해두는데 하윤 씨가 내 제수씨라는 사실을 외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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