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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다른 사람 좋아해 본 적 있어요?

민도준은 권하윤이 이 시점에 이런 질문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지 잠깐 의외라는 눈빛을 하더니 두 팔로 침대 가장자리를 짚은 채 권하윤을 내려다보았다.

“좋아하지, 그럼. 그런데 그것도 어제까지야.”

순간 반짝이던 눈빛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민도준도 권하윤의 그런 변화를 눈치챘는지 악랄하게 웃더니 손가락으로 권하윤을 톡톡 건드렸다.

“걱정하지 마. 하윤 씨를 안 좋아해도 이 몸뚱아리는 아직 좋아하니까.”

권하윤은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순간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심장이 텅 빈듯한 느낌은 확실히 느껴졌다.

권하윤은 마치 생명줄이라도 잡고 있는 것처럼 민도준의 손가락을 꼭 자았다.

“그럼 도준 씨는 다른 사람 좋아해 본 적 있어요?”

민도준은 기대에 찬 권하윤의 두 눈을 빤히 보다가 달콤한 말을 내뱉던 권하윤의 입술로 시선을 옮기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

“있지.”

순간 민도준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이 조금 풀리더니 마지막 힘을 끌어내는 듯 어렵사리 질문을 던졌다.

“얼마나 좋아했어요?”

“…….”

민도준의 답을 듣는 순간 권하윤은 손을 스르르 풀며 멍하니 떠나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네 글자가 자꾸만 메아리치듯 귓가에 들려왔다.

‘죽을 만큼.’

순간 암흑 속으로 떨어진 것 같은 기분에 말라버린 것 같던 눈물이 또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죽을…… 만큼…….’

끝없는 어둠에 악몽마저 뒤섞였다.

공씨 저택에서 시련을 겪던 캄캄한 시절과 민도준이 목을 조르며 자기가 공은채를 해친 건가 하고 묻는 모습까지 머릿속에 자꾸만 흘러들어 권하윤을 괴롭혔다.

심지어 귓가에 전화벨이 울릴 때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았다.

밖은 어느새 어두워졌고 손목에는 벌건 흔적이 남아 힘조차 쓰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버둥거리며 애를 쓰고 나서야 권하윤은 핸드폰을 손에 넣었다.

액정에 뜬 번호는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저예요.”

차분한 남자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권하윤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 동작을 하려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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