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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나를 죽이려는 거야?

전화를 끊은 권하윤은 핸드폰에서 낯선 번호를 찾기 바쁘게 고민도 없이 전화했다.

그리고 권하윤이 전화 올 거라는 걸 알기라도 한 것처럼 전화는 곧바로 연결되었다.

“당신이야?”

“그래요.”

그 말을 들은 순간 권하윤은 화가 치밀어 올라 이불을 꽉 움켜쥐고 나서야 소리 지르는 걸 면할 수 있었다.

살짝 흐트러진 권하윤의 숨소리를 알아차렸는지 공태준은 바로 설명했다.

“미안해요. 미리 말하지 않아서.”

언제나 변하지 않는 평온한 어조에 꾹꾹 눌러 뒀던 권하윤의 감정은 끝내 폭발했다.

“공태준, 지금 나를 죽이려는 거야?”

어렵사리 가족을 안전한 곳에 보내놓고 이제는 새로운 삶을 시작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공태준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니.

그런 기분은 마치 그물에 사지와 목이 칭칭 감긴 것처럼 도망갈 수도 살 수도 없을 것만 같았다.

전화 건너편에서 공태준은 여전히 평온한 목소리로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

“그런 뜻 아니에요. 저도 하윤 씨 돕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그 병원은 저랑 아무런 관계도 없는 곳이니 떠나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떠나도 돼요.”

그 말을 들으니 솜에 주먹이라도 휘두른 것처럼 허무했다.

“대체 뭐 하려는 거야?”

“저랑 말 몇 마디 해줘요. 네?”

저와 똑같이 애원하는 목소리에 아까는 거절할 권리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 자격마저 없었다.

공태준은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사람의 모든 길을 막아버리니까.

애써 냉정을 되찾은 권하윤은 끝내 다시 입을 열었다.

“뭔 말이 듣고 싶은데?”

“혹시 기억해요? 어느 하루 하윤 씨가 공씨 저택에 있을 때 서원에서 춤췄던 날?”

권하윤은 기억한다.

그날 성은우가 마침내 하모니카로 음악 한 소절을 불 수 있게 되자 권하윤은 그 멜로디에 맞춰 자유자재로 춤을 췄었다.

그러다가 성은우가 분 하모니카 소리가 음 이탈이 나자 권하윤이 얼마나 놀려댔는지 모른다.

고작 몇십초 될까말까한 장면이었을 텐데 그게 공태준의 눈에 든 거다.

그때는 권하윤이 공씨 저택에 간 지 얼마 되지않는 때었다. 때문에 여전히 미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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