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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제일 보고 싶어 하는 사람

전화를 끊은 순간 권하윤은 힘이 빠지기라도 한 듯 침대 머리맡에 힘없이 몸을 기댔다.

낮에 하루 종일 자고 나니 오히려 저녁이 되자 졸음이 없어진 모양이다.

공태준이 마침 이런 때에 오빠를 다른 병원으로 옮겨 갔다는 건 권하윤의 일거수일투족이 공태준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런 감시가 그림자처럼 따라붙은 걸 생각하니 권하윤은 등골이 오싹해 이불을 머리끝까지 끄집어 올렸다.

‘괜찮아, 은우도 이제 곧 올 테니까. 소중한 사람들만 무사하면 나는 아무렴 괜찮아.’

‘도준 씨는…….’

민도준이 성은우를 정말로 데려왔다는 걸 생각하자 권하윤은 씁쓸한 느낌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을 파고든 건 자꾸만 귓가에 맴돌던 네 글자였다.

‘죽을 만큼.’

‘도준 씨가 공은채를 그렇게 사랑하나? 그러면 나는?’

‘아마 전에 마음이 조금 있었다 할지라도 이제는 완전히 소멸했겠지?’

민도준과 오래 지내왔기에 권하윤은 민도준이 인내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런 사람을 죽이려고까지 했으니 두 사람 사이에는 이제 완전한 균열이 생겨났다.

맑게 갠 날에는 선명하지 않겠지만 비 오는 말이면 세찬 빗물이 그 속을 파고들어 두 사람의 거리를 갈라놓고 늦게 깨달은 권하윤의 진심을 잠가버릴 테고.

이불 속에서 몸을 움츠리고 있는 지금도 권하윤은 마치 물속에 점점 가라앉은 듯한 느낌이었다.

권하윤은 무얼 잡아야 하고 무얼 내려놓아야 할지 막막했고 어디로 가야 할지 그 종점은 어디인지조차 몰랐다.

‘어쩌다 이렇게 됐지?’

밤새도록 멍하니 온갖 생각에 잠겨 잠을 자지 못한 권하윤은 이튿날 바닥에 발을 딛는 순간 마치 구름 위를 밟는 것만 같았다.

어느새 준비했는지 권하윤이 욕실에서 나왔을 때 은찬은 이미 아침을 테이블 위에 올려 두었다.

그러고는 마치 좀비처럼 영혼 없이 걸어 다니는 권하윤을 보자 은찬은 수저를 반듯하게 놓고 일부러 활발한 말투로 권하윤을 달랬다.

“오늘 제가 부엌에 다녀왔을 때 뭘 들었는지 아세요? 강민정이 무슨 냄새를 맡든 헛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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