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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저 좋아해요?

분위기가 싸늘하게 가라앉자 권하윤은 눈앞이 몽롱해졌다.

지난 이틀 동안의 따뜻하고 아름다웠던 상황이 모두 꿈만 같았다.

그 아름다움이 모두 민도준의 관용 덕에 유지될 수 있다는 걸 간과해 버린 탓일까?

그 관용마저 사라지자 모든게 신기루처럼 한 순간 사라졌다.

담배가 끝까지 타들어 가는 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담배를 눌러 끈 민도준은 끝까지 입을 열지 않은 권하윤을 바라보다가 입꼬리를 올리고는 그대로 돌아섰다. 그 웃음 속에는 스스로에 대한 비난이 가득했다.

그 순간, 이미 한번 잃어버렸다 다시 얻은 남자의 따뚯함을 또다시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권하윤은 다른 상황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비틀비틀 달려가 민도준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가지 마요. 제발 가지 마요. 저 도준 씨 좋아해요. 도준 씨가 제 곁에서 떠나는 거 싫어요.”

권하윤은 민도준이 자기를 다시는 상대하지 않을까 봐, 또 자기한테 실망했을까 봐 무서웠다.

그보다 사실 자기가 처음부터 욕서받지 못했을까 봐 더 무서웠다.

소리 없이 흐느끼며 떠나지 말라고, 저를 무시하지 말라고 수도 없이 중얼거렸다.

새하얀 두 팔이 남자의 손에 의해 풀어지는가 싶더니 민도준은 뒤돌아서서 권하윤이 넘어질세라 꼭 붙잡았다.

속눈썹을 촉촉하게 적신 눈물이 볼을 타고 턱까지 흘러내렸다가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내가 가지 말았으면 좋겠어?”

권하윤은 있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말해 봐. 오늘 이렇게 죽치고 앉아 밥도 안 먹은 게 무엇 때문인지.”

가뜩이나 눈물을 흘려 퉁퉁 부은 두 눈이 따끔할 정도로 아파 났다.

속이고 싶지 않았지만 속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자꾸만 권하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놨다.

그리고 끝내 눈을 감고 내뱉은 한마디.

“은우가 걱정돼서요…….”

“하.”

민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 개자식이 사고라도 나면 언제나 이렇게 걱정했었지. 전에 뭐라고 했던가? 나더러 그 자식을 이곳으로 데려와 달라고 했던가?”

권하윤은 뻣뻣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약속할게.”

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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