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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쪽팔려

민도준은 뒤로 넘어질 것처럼 젖힌 권하윤의 작은 머리를 받쳐 들고는 무심한 듯 대답하더니 잇따라 농담조로 말을 이었다.

“하윤 씨가 그렇게 불쌍한 척하는데 체면을 세워줘야 하지 않겠어?”

“아니, 저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목욕하다가 감기에 걸린 것뿐이라고요…….”

권하윤의 말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하필 이 타이밍에 아팠다는 것도 솔직히 의심스럽긴 하겠지.

하지만 민도준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권하윤의 고개를 꾹꾹 밀더니 장난기 섞인 말투로 속삭였다.

“내가 씻겨 주지 않았다고 지금 탓하는 거야?”

권하윤은 그 말에 입을 삐죽 내밀었다.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하겠어요. 그저 조심하지 않아…….”

말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 민도준이 갑자기 권하윤을 밀어버리며 욕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옷을 입고 나오더니 권하윤을 한 손으로 들어 올린 채 밖으로 걸아 나가기 시작했다.

권하윤은 떨어질까 봐 무의식적으로 다리로 민도준의 허리를 감싸더니 의아한 듯 물었다.

“어디 가요?”

“데려다주려고. 내가 보살펴 주지 않았다고 또 며칠 병나면 안 되잖아.”

‘진짜 왔었나 보네.’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권하윤은 온몸이 찌릿해 났다.

그런데 아직 밤도 아닌데 이런 자세로 민도준의 품에 안긴 채 나간다면 사람들이 그야말로 대 충격에 휩싸일 걸 생각하자 권하윤은 정신을 차린 듯 버둥대기 시작했다.

“저 혼자서도 갈 수 있어요. 내려 줘요.”

하지만 버둥대기 바쁘게 민도준의 손바닥이 엉덩이를 내리쳤다.

“계속 움직이면 사람들 앞에서 다른 거 할 수 있어.”

권하윤이 순간 얼어붙자 민도준은 손으로 권하윤의 엉덩이를 가볍게 문질러댔다.

“착하지.”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던 은찬은 두 사람이 나오는 걸 보자 1초도 지체하지 않고 길을 내주며 문까지 열어주었다.

그 순간 권하윤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민도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으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어떡해, 쪽팔려서 이제 다른 사람들 얼굴 어떻게 봐.”

몸을 한껏 움츠린 권하윤을 보자 민도준은 선심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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